<祐含칼럼> 국내 최고의 빵집거리라도 있었으면…
| 2023. 03.27(월) 15: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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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서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포르투갈 리스본 제로니무스 수도원 바로 옆에 있는 파스테이스 드 벨렝이라는 에그타르트 빵집이다. 에그타르트는 본래 수도원에서 수도복을 빳빳하게 손질하기 위해 달걀의 흰자를 사용하는데 남은 노른자를 이용해 만든 부드러운 빵이다. 이곳이 에그타르트의 원조로 알려지면서 리스본에 온 사람들이 꼭 들르는 핫플레이스다.
운이 좋으면 20분 정도 기다리지만 주말에는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빨리 빨리를 좋아하는 한국인들도 이곳에서만은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길게 늘어선 행렬 가운데서 기념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이곳뿐 아니다. 스페인 마드리드 솔광장 지하철역 바로 앞에 있는 라 마요르끼나(LaMallorquina) 빵집과 바르셀로나 호프만 베이커리도 크로와상이란 빵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오랜 역사를 지닌 빵집들은 길게 줄을 서야 빵을 살 수 있는 곳이 있다. 서로 원조를 주장해 정확하게는 알 수 없으나 군산 이성당. 대전 성심당. 안동 맘모스제과, 순천 화월당, 목포 콜롬방 등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빵집으로 알려진다. 통옥수수빵으로 유명한 대구 삼송당은 전국 10여 곳에 매장이 있고 경주에서는 다보탑이 새겨진 10원짜리 동전 모양의 ‘10원빵’을 출시해 대표적인 빵이 되었다. 경주 10원빵은 붕어빵이랑 핫케이크랑 비슷한데 빵 속에 치즈가 들어있는 것이 키포인트다. 일본에도 진출해 호사를 누리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어디 빵집뿐인가. 유명 카페나 식당들도 줄을 서야 하는 곳이 많다. 최근 가본 여수에서는 특산물로 만든 꽃게장집들이 호황이다. 유명세를 타는 집에 예약을 하려니 1시간을 대기하라고 했고 다른 집을 찾았더니 30여 명이 줄을 서 있었다. 여수 아쿠아프라넷 인근의 김밥집에도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광주’ 생각해 본다.
눈에 띄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한 군데라도 있는지 한참을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광주에도 비교적 오랜 역사를 지닌 궁전제과라는 곳이 있고 역사는 길지 않지만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베비에르라는 빵집도 있지만 외지 관광객들이 줄을 서는 곳까지는 아닌 것 같다.
줄을 서는 곳이 없다는 것은 관광객이 많지 않다는 증거다. 참고로 한국관광지식 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직전인 2019년과 2022년의 주요관광지 관광객 숫자는 대략 이렇다. 목포 590만, 562만명, 순천 1천16만, 630만명, 여수 1천 350만, 890만, 광주 625만, 480만명 등이다. 작은 도시에 비해 대도시 광주 관광객이 현저하게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생각해본 것이 국내외에서 유명한 빵집들을 불러들여 ‘빵집거리’ 하나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광주 문화전당 부근이나 송정역 1913시장 부근에 포르투갈의 에그타르트나 스페인의 크로와상, 그리고 국내 군산 이성당이나 순천 화월당 등 국내 유명 브랜드들을 불러모아 카페를 겸한 국내 최고의 빵집 거리 하나를 만든다면 광주에서도 줄을 서 있는 행렬을 볼 수 있을까?
<문화통 발행인>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