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최민서 '들풀'

2025. 04.28(월) 10:18

작다고 여리다고
얕잡아 보지 마세요
휘몰아치는 세찬 바람에
쓰러지는 나무도 있다고요
그치만 우리는 괜찮아요
지나가는 바람일 뿐이니까요

흔하디흔한 풀이라고
업신여기지 마세요
누르고 짓밟혀도 괜찮아요
끄떡없이 견디니까요
작아도 끈기 있는
우리는 초록의 빛이라구요

.............................................................<해설>
로마시각인 4월 2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영원한 안식의 길로 떠났다. 그의 당부대로 십자가 문양만 새겨진 목관 위에는 복음서만 놓였다. 입당송 ‘주여, 영원한 안식을 내리소서’와 기도, 성경 강독, 성찬 전례, 관에 성수를 뿌리고 분향하는 고별 예식으로 장례미사는 마무리되었다. 영원한 안식을 불교에서는 생사의 윤회와 미혹의 세계에서 해탈하여 깨달음의 세계로 가는 열반이라고 한다. 누르고 짓밟혀도 끄떡없이 견디고 작아도 끈기 있는 초록의 빛이라는 동시 ‘들풀’은 ‘장벽이 아닌, 다리를 지으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에 닿아있다.

김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