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화순 동복
동복오씨 3세 문헌공 이후 많은 정승 배출 800년 집성촌
모후산 기슭의 바위 깎아 48석등 밝히고 만대번영 기원
| 2022. 12.27(화) 10: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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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화순에 풍속을 붙였을까? 지은이의 깊은 속은 알 수 없으나 화순에는 화순향교, 능주향교, 동복향교 등 3곳이나 있는 데서 그 연유를 찾아야 할 것 같다. 동복향교는 도원서원(道源書院)이라고 부른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향교는 서울·경기·강원 지역 40곳, 충청도 56곳, 전라·제주 58곳, 경상도 74곳 등 모두 228곳이다. 이 가운데서 기초단체 가운데 향교가 가장 많은 곳은 포항시로 4개가 있고 괴산, 논산, 예산 익산, 정읍, 경산, 화순군 등 7개 시·군이 3개씩의 향교가 남아 있다. 전라도에서는 익산과 정읍, 화순군에 3곳의 향교가 있다. 이는 교육에 대한 수요나 관심이 그만큼 컸다는 증거다.
향교는 조선시대 지방에 설립한 공립교육기관으로 오늘날 중등학교에 해당된다. 다른 지역에 비해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많아 미풍양속이 잘 지켜졌던 모양이다.
이달에 찾아가는 화순 동복은 면단위에 향교가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산삼 시배지로 알려진 모후산과 동목댐의 물천어와 복삼, 복청 등이 유명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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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복은 백제 때 두부구현(豆夫口縣)이었다가 통일신라 때 동복현으로 개칭되었다. 조선시대 지방제도 개편에 따라 복순현(福順縣)이라고 이름을 바꾸었고 1416년 화순현과 동복현이 분리돼 현감을 파견되었다, 이후 여러 과정을 거쳐 1904년 (고종 41년) 동복군으로 승격되었다가 1914년 3월 1일 행정구역 개편으로 동복면으로 개명하여 오늘에 이른다.
모후산(母后山)은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하여 안동과 순천을 지나 모후산으로 피신하기 전까지는 나복산으로 불렸다. 나복(蘿蔔)운 무나(蘿), 무복(蔔)으로 전통 심마니들 사이에서는 산삼으로 일컬어진다. 옛날 어떤 부인이 최씨 성을 가진 남편의 병구완을 위해 지극정성으로 기도하던 중에 산신령이 알려준 곳으로 가보니 이곳이 모후산 정상이었고 여기서 씨를 받아 심었던 것이 고려인삼의 시초가 되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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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수년 전 순천시 주암면 일대 모후산 동북쪽에서 산삼이 발견되었고 연전에는 백아산 일대에서 산삼 120뿌리가 무더기로 발견돼 ‘모후산 동쪽에서 산삼이 발견되었다.’는 기록이 전설이 아닌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두가 너무 길었다. 이달에 찾는 전남의 마을 1박 2일은 화순군 동복면이다. 동복을 본관으로 하는 성씨는 동복 오씨(吳氏) 와 동복 화씨(和氏) 인데 현재 동복 화씨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동복이 본관인 성씨는 吳氏와 和氏
동복오씨가 동복에 입향한 것은 약 800년 전으로 추정된다. 동복오씨는 오씨의 증시조 오연총(吳延寵)의 6세손 수권이 세 아들을 두는데 큰아들 현보(賢輔)는 해주군에 봉해짐으로써 해주 오씨의 시조가 되었고 둘째 아들 현좌(賢佐)는 동복군에, 셋째 아들 현필(賢弼)이 보성군에 봉해짐으로써 보성오씨의 시조가 되었다.
훗날 울산, 낙안, 고창, 함평, 평해오씨는 해주오씨에서 분관되었고 군위 오씨는 동복오씨에서, 화순, 함양, 장흥, 흥양 오씨는 보성오씨에서 각각 분관되었다고 한다. 국내 오씨 가운데서는 해주오씨, 동복오씨, 보성오씨가 전체 오씨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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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시 시조·비조·중시조·도시조 등이 용어를 알아보자.
시조(始祖)는 맨 처음 조상이며, 비조(鼻祖)는 시조 이전의 조상 가운데 가장 높은 사람을 가리킨다. 중시조(中始祖)는 시조 이하에서 쇠퇴한 가문을 다시 일으킨 조상으로 중흥조(中興祖)라 부르기도 한다. 중시조는 종중의 공론에 따라 정하여 추존한다.
도시조(都始祖)는 어느 성씨의 최고 조상인데, 해당 본관의 시조는 아닌 경우를 가리키며, 이 경우 각각의 본관을 통합하는 대종가가 없게 된다. 광주 노씨와 교하 노씨는 모두 노수(盧穗)를 도시조로 삼고 있지만, 시조는 노수의 아들인 노해(盧垓)와 노오(盧塢)이다.
득성조(得性祖)는 족보에 나타나는 성씨를 획득한 조상을 가리킨다. 본가의 경우에는 시조가 득성조이나, 분가에서 분리된 경우에는 비조가 득성조로 되기도 하며, 따로 득성조가 있기도 하다. 득성조가 성씨를 얻는 과정에서 성씨가 바뀌기도 한다.
오씨의 대동종회에서 1962년 편찬한 <오씨 대동보> 에 따르면 오씨의 도시조는 신라 22대 지증왕 1년(서기 500년)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건너 온 오첨(吳瞻)으로 되어 있다. 오첨은 본국의 부름을 받고 다시 중국으로 건너 갔지만 그의 두 아들 중 둘째 아들이었던 오응(吳膺)은 나이가 어려 그대로 함양에서 살게 되었다.
그 후 오응의 12대손인 오광우가 다시 중국에 들어갔는데 그의 현손 오연총(吳延寵)이 고려 문종 31년에 다시 우리나라에 들어와 정착함으로써 오씨의 증시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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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총은 (1055, 고려문종 9년~1116, 예종11년)은 고려전기의 문신으로 전주목사, 추밀원부사한림학사,어사대부(御史大夫), 동북면병마사겸지행영병마사, 검교사도(檢校司徒) 등을 지냈으며 1107년 부원수(副元帥)로서 원수(元帥) 윤관과 함께 여진을 정벌했다. 1114년 추충공신(推忠功臣)에 봉해졌으며, 1116년 수사도수태위감수국사상주국(守司徒守太尉監修國史上柱國)이 되었다. 시호는 문양(文襄)이다. 오연총의 외딸과 윤관의 아들이 부부의 연을 맺었으니 두 사람은 사돈간이다.
동복오씨 족보에는 사돈(査頓)이라는 말이 오연총과 윤관의 사이에서 생겨났다고 전한다. 윤관은 외동딸을 시집보낸 오연총의 마음을 헤아려 가양주를 빚어 강가로 나오고, 오연총은 딸 생각이 절로나 강가로 나왔는데 물이 불어 만나지 못하고 나무등걸 밑에 앉아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하여 나무등걸 사(査), 고개를 끄덕일 돈(頓)자를 썼다는 것이다.
오씨 문헌에는 164본 또는 240본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16본을 제외한 나머지 본은 자세히 알 수 없다. 오씨 가운데 비교적 큰 가문이 나주오씨, 해주오씨. 동복오씨, 보성오씨다. 나주오씨는 삼한 시대부터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것으로 기록하고 있고 해주오씨 동복오씨 보성오씨는 3형제가 나뉜 것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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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좌의 큰아들 동복군 영이 시조
동복오씨는 동복군에 봉해진 현좌를 시조로 모시지 않고 동복군의 큰아들 영(寧)을 시조로 하여 세계를 이어가고 있다. 동복 입향조는 3세조 고려시중 문헌공(大陞, 1193~1265)이다. 동복면사무소 앞에는 전남문화재자료 제15호로 지정된 48석등이 남아 있다. 이 석등은 문헌공이 모후산 기슭의 바위를 깎아 48개 등잔에 불을 밝혀 국태민안과 자손만대 번영을 기원했다고 한다. 1251년(고려 고종 38년)의 일로 이 해는 팔만대장경의 판각이 완성된 해이기도 하다. 문헌공은 왜적의 침범으로 유린된 조국의 산하를 보전하고 민족을 수호하며 후손들의 번영을 기원했다고 전한다.
그 후 나라가 태평하고 후손들이 대대로 벼슬길에 올랐다고 하여 모후산 자락이 정승골이라 전해지고 있다. 이는 신동국여지승람에 김상보의 기록과 조선현종 11년에 오씨 문중에서 세운 석등사적비기에도 있다. 석등은 비각 안에 있으며 실재의 석등은 54개이나 48의 숫자는 불교의 48서원과 민간신앙이 결합된 것으로 보인다.
이 석등은 오랫동안 묻혀졌다가 1670년에야 15대손 시수(始壽)에 의해 석등 사적이 밝혀졌다. 두 번의 비기개립(碑記改立) 이후 1991년 석등각을 개보수하고 석등기(石燈記)를 세웠다. 석등각 바로 앞에는 문헌공 신도비, 오병남 시혜비, 오계엽 덕혜불망비를 비롯해 동복 출신 관리들의 공적비군(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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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공 묘는 옥등벽계형 명당
문헌공 묘소는 모후산 서쪽 기슭 독상리 산 23번지에 있다. 묘소 아래 5칸 제각인 효사재(孝思齋)가 있고 들어가는 문을 시모문(時慕門), 제물을 준비하고 회의하는 공간을 효원당(孝源堂)이라 이름하였다.
효원재라는 이름은 동복오씨의 정신적 발원지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공자가 처음 가르침을 베푼 곳을 수사수(洙泗水)라 하고 지혜의 근원이라 하여 지원계(智源溪)라고 했던 데서 유래한다.
효사재에서 산의 정상을 향해 2㎞ 남짓 올라가면 문헌공 묘소와 윗대와 후대의 단이 만들어져 있다. 올라가는 계단도 48개를 만들어 48등의 뜻을 이어놓았다. 이 터를 풍수학에서는 옥등계벽형(玉燈桂壁形)이라고 하는데 계수나무 위에 달덩이 같은 옥등이 걸려 있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문헌공의 묘는 멀리 무등산의 뒷모습이 훤히 드러나 보인다.
이 선산에는 산신단과 시조 동복군 오영과 부인 한양문씨, 2세조 고려호잠 오중환(吳仲環)과 부인 동복화씨, 4세조 정부(靖夫) 오광찰(吳光札)과 부인 동복 화씨, 그리고 5세조 광정대부(匡靖大夫) 문정공(文靖公) 동복 오선(吳璿)과 부인 안강안씨의 단이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바로 아래 직경이 10m에 이르는 커다란 묘가 있고 앞에는 문인석과 무인석, 그리고 다른 묘소에서는 보기 힘든 남녀 서민상(庶民像)이 세워져 있다. 문헌공의 묘는 실묘(實墓)로 훗날 후손들이 둘레석을 만들고 봉을 키워 왕릉을 연상케 한다. 제일(祭日)은 매년 음력 10월 첫 정일(丁日)이다.
문헌공 묘소 앞에는 묘소사적비가 세워져 있다. 이 비는 1670년 오시수(吳始壽)가 관찰사가 되어 문헌공의 묘소를 참배하러 왔다가 석물이 없음을 안타깝게 여겨 봉록을 희사하여 묘비를 세우고 석등도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고 전한다, 문헌공 이하 세손의 사적을 밝히고 비를 세우게 된 전말이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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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이 문헌공이 가문을 일으킨 중흥조이기 때문이다, 문헌공의 네 아들이 모두 큰 벼슬을 했다. 큰아들 광찰(光札)이 인명전시위대장군, 둘째 광명(光明)이 무과재진. 셋째 광식(光植)과 넷째 광붕(光棚)이 나란히 무과신호위대장군을 지냈다.
광찰의 큰아들 문정공 용(瑢)은 찬성사 문재공 잠(潛), 삼사우윤 문명공 천(?), 승지 연(演), 정랑 형(珩), 소윤 련(璉) 상서 유(焌) 등 여섯 아들을 두었다. 또 문재공 잠의 큰아들 선(긓)은 찬성사, 문명공의 큰아들 윤백(允伯)은 상서, 윤후(允候)는 판전객사사, 판전공객사사의 둘째 아들 식(軾)은 승정전판원사 수문전대재학으로 시호가 문간(文簡)인데 그의 시가 『동문선』에 전하고 있다.
문간공의 큰아들 천경(天經)은 참의를 지냈고 그의 큰 아들 정(괡)은 호조참의 참찬 홍문관제학에 이르렀다, 그의 현손 만취(晩翠) 억령(億齡)의 문집이 있고 동국명신록에 올랐으며 동생 묵재(?齋) 백령(百齡)은 이조참판을 지냈다.
만취공의 큰 아들 익(翊)은 행우승지, 정(靖)은 참의, 린주(麟洲) 전() 은 교리로서 문집이 있다. 묵재공의 큰아들 준(竣)은 이조판서로서 해서(楷書)가 유명하며 단(端)은 삼사의 우두머리와 양도의 관찰사를 지냈다. 굉(퇿)은 우찬성에 증직되었다.
관찰공의 큰아들은 정일(挺一)이며 정환(挺桓)은 방백 정위(挺緯)는 참판, 정창(挺昌)은 설서이다. 관찰사 시수(始壽)의 호는 수촌(水村)으로 방백의 아들이며 교리 시복(始復)은 승지 익(翊)의 손자이다.
독상리·둔동·칠정리 등이 집성촌
동복오씨들이 많이 살았던 화순 관내 집성촌은 면소재지인 독상리와 칠정리, 연둔리 둔동과 한천, 그리고 동복댐 건설로 수몰된 이서면 월산리 월평부락 등이다. 매암공파 종가가 있던 이서 월평마을에는 수몰되기 전까지만 해도 60여호가 살았으나 지금은 뿔뿔이 흩어졌고 헌성비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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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상리에는 150여호가 살았다고 하며 칠정리와 둔동, 한천 등지에도 30여호가 대대로 살아왔으나 현재는 집성촌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가구 수가 많지 않다.
동복으로 가는 길은 화순에서 보성과 벌교로 가는 옛 국도 구암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되는데 차로 5분쯤 달리면 이서와 동복으로 갈리는 묘치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이 6·25 때 피비린내 나는 혈투가 있었던 곳으로 전한다.
동복 쪽으로 가다가 잠시 왼쪽으로 꺾어 돌면 동복댐을 볼 수 있는데 댐 아래에 만경대라는 곳이 있다. 이서 쪽에서 흘러온 물이 동복천으로 내려가면서 꺾어지는 곳이다. 경치가 아름다워 동복오씨들이 정자를 짓고 음풍영월했는데 오건기의 별장 규모가 매우 컸다고 전한다. 동복댐이 만들어진 뒤 수량도 크게 줄어든 데다 유격훈련장으로 사용되는 바람에 현재는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동복오씨들이 크게 번성했음은 훌륭한 인물들이 많이 태어났고 부를 일군 사람들이 많았음에서 알 수 있다. 일제 강점기 ‘전남의 10대 한국인 지주’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동복의 오자섭이 4위에 올라있다. 참고로 ①위는 해남 황산의 이환용(桓容·2,530정보) ② 강진의 김충식(忠植·1,215정보) ③ 순천의 김종익(鍾翊·1,127정보) ④ 동복의 오자섭(子攝·893정보) ⑤ 장성·부안의 김경중(金暻中·819정보), ⑥ 해남의 윤정현(定鉉·829정보), ⑦ 동복의 오병남(秉南·806정보) ⑧ 광주의 현준호(俊鎬·713정보) ⑨ 담양의 국채웅(採雄·653정보) ⑩ 고흥의 김상형(相亨·632정보) 등이다.
그러나 순위 1,2,3위인 해남 황산과 강진, 순천지역의 갑부들이 소유하고 있는 땅들은 대부분 간척지인 반면 오자섭(계택)과 오병남(吳秉南)은 문전옥답이어서 수확량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10만석을 했다는 동고농장 오자섭(26세)은 칠정리에 살았고 10만석꾼 오병남(26세)은 독상리에서 살았다. 오병남의 동생 오형남도 오만석을 했는데 당시에 지프를 소유할 정도로 부자였다. 이 차는 남승용이 베를린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하여 부상으로 받은 것이다.
동복오씨들이 큰 부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쌀농사를 짓기도 했지만 인삼·목단·작약 등 특용작물을 대량으로 심어 이를 대구 약령시를 통해 내다 팔아 큰 수확을 얻었기 때문이다. 대구 약령시의 목단값을 동복에서 결정할 정도로 많은 양을 수확했다.
또 이 돈으로 땅을 사고 일제강점기에는 토지를 담보로 돈을 빌려 또 땅을 사서 모았다. 당시의 농사를 짓는 사람과 5:5로 수확을 나누기 때문에 몇 년이면 땅을 배로 늘릴 수 있었던 것이다.
동복에는 해운교라는 다리가 있었다. 이 다리는 오병남(27세)의 부인 광산김씨 김해운(金海雲) 여사 유언에 따라 중국에서 교량기술자를 불러와 해운교를 건립해주었다 전한다. 안타깝게도 홍수로 부서져 얼마 전 새로운 다리를 놓았다, 그러나 다리를 놓은 내력과 자녀들의 이름을 기록한 ‘김해운여사기념비’가 남아 있다.
독상리에는 소윤공파 종가와 오지호 화백의 생가 및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에는 오지호-오승우-오승윤 3부자의 작품 복사본과 오지호 선생의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다. 입구에는 이성부 시인이 짓고 한글 서예가 조용선 선생의 글씨를 새긴 시비가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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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윤공파 종가는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는 편이다. 집의 구조가 특이하다. 남쪽으로 ‘ㄴ’자 아니고 북쪽으로 향한 ‘ㄴ’자인데 이는 무등산을 바라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약 150여 년이 넘는 건축물로 건물의 구조가 특이하여 향토문화유산 지정이 검토되고 있다. 현 소유자는 오정근(30세)씨다.
십만석꾼이었던 오자섭(일명 계택)의 아들 오건기는 양정고와 보성고를 인수할 계획을 세웠으나 안타깝게도 6·25 동란 때 사망함으로써 뜻을 이루지 못했다. 칠정리에는 지금도 오자섭-오건기로 이어진 한옥의 일부가 남아 있다.
소윤공파 후손 가운데 임란과 병자호란에 큰 공을 세운 사람도 있다. 14세 송재공 죽령(竹齡)은 임란왜란 때 동복현감이던 황진 장군 휘하에서 작전참모로 진주성 전투에서 순절하여 금산사에 배향되어 있다. 그의 증손자인 17세 우림은 승정원 좌승지를 지냈는데 병자호란에서 콘 공을 세워 국가에서 정려를 하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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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방이 있던 둔동
또 한곳의 집성촌이었던 곳이 둔동이다. 면소재지에서 동복천을 따라 길게 형성된 이곳에도 30여 세대가 살았다고 전하며 이곳도 만석꾼이 살았던 곳이다. 면소재지 쪽에서 화순쪽으로 내려오다 김삿갓 종명지는 왼쪽 들판 가운데로 들어가고 둔동은 동복천 바로 건너편에 있다.
옛날에 출렁다리가 있었던 곳에 최근 새로운 현수교 하나가 세워져 있고 다리 아래 김삿갓의 시 ‘우음(偶吟)’ 이란 시비가 세워져 있다. 김삿갓의 시라는 것은 짐작이 가지만 지은이 이름이 없어 아쉽다.
抱水背山隱逸鄕/ 時遊農圃又書堂
욟花夜雪兩全色/岸柳江梅二獨陽
<하략>
강을 안고 산을 등진 깊은 산골에 붇혀사니
때때로 논밭도 둘러보고 서당에도 가보네
등잔불과 들에 쌓인 눈은 아직도 겨울인데
언덕뒤 버들과 강가의 매화는 봄을 독차지하네...
마을에 들러보니 옛날에는 큰 집이 여러 채 있었다는 이야기가 사실로 느껴진다. 연둔리가 독상리에서 분가된 것은 23세 한방-한철 형제 때의 일이다. 형인 한방에게 아들이 없어 동생 한철의 큰아들 상오(24세)가 양자로 가야 하는데 사정상 동생 상은이 큰집으로 양자를 가게 됨으로써 오상은이 한방의 가산을 물려받게 된다. 상오의 손자 오재돈(25세)이 중추원 의원을 지낸 부자이다.
현재 남이 있는 오자승(26세, 계열)의 집도 만석꾼을 했다. 그는 칠정리 큰부자 오자섭의 친동생으로 7남매를 두었는데 큰아들이 오만기, 셋째가 전남대 총장을 지낸 오항기(吳恒基)다.
오자승의 집은 장남 오형석(28세, 吳馨?)이 물려받았는데 본채는 없고 문간채만 남았다, 그런데 이 건물이 지난 2006년 화순군 향토문화유산 제 26호로 지정되었다, 문간채가 9칸이나 되는 데다 한 채의 건물에 사랑채와 대문, 정자가 다 들어 있는 특이한 구조여서 한옥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둔동마을 큰 길가에는 오판기 풍류방 터라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국악인들이 부잣집 풍류방에 모여 풍류를 즐긴 곳이다, 오판기(27세, 1899~1975)는 오자섭의 조카로 풍류를 좋아해 사랑채에서 30여 년간 풍류방을 운영하며 악사 등 예능인들을 양성했던 곳이다. 가야금과 대금명인 한숙구와 한수동, 정남옥, 피리의 정학기 오진석, 가야금 정달영 박경석, 대금의 한주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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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화순 출신의 한주환(韓周煥, 1904~1963)은 대금 명인 이생강의 스승으로 유명한 국악인이다. 한주환은 1920년대에 광주에서 대금산조의 창시자인 박종기에게 대금산조를 배웠다. 이후 박종기로부터 물려받은 대금산조의 골격을 새롭게 변주시켜 '한주환류 대금산조'를 남겼고 이를 이생강·서용석 등에게 전수시킴으로써 대금산조의 중시조라는 평을 받고 있다.
동복오씨의 노래도 전해
화순 동복에서는 동복오씨의 노래가 전해져 오는데 오종일이 노랫말을 짓고 이소영이 작곡했다.
우리는 동복오씨 문헌공 후예 / 천년을 한결같이 빛내온 가문
손잡고 이어가자 조상의 교훈 / 아 빛나노다 동복의 자손
조상의 높은 염원 하늘에 닿아 / 온 찬하 찬란하게 비추고 있네
이끌고 가르치자 숭고한 은혜 / 아 빛나도다 동복의 자손
반드시 이룩되라 사팔서원 / 밤마다 석등밝힌 간절한 마음
높은 뜻 이어받자 반세의 번영 / 아 빛나도다 동복의 자손
전남의 마을 1박 2일을 오랫동안 취재했지만 성씨를 노래로 만든 집안은 흔하지 않다. 동복오씨 가문의 애족하는 마음 이 느껴지는 노래다.
명량대첩과 항일운동에 큰 공
동복오씨들의 또 다른 집성촌은 해남과 순창이다. 특히 해남에 거주해온 동복오씨 집안은 임진왜란과 일제시대 항일운동 때 많은 활약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복오씨가 해남과 인연을 맺은 것은 조선조 초인 1460년 제신공파 종일(宗一)이 북평면 오산리로 입향했다. 이후 1510년경에 승주공파 빈(彬)이 계곡면 용지리에 들어온다. 현재 동복오씨는 해남에 약 500여 세대가 살고 있다.
동복오씨들은 명량대첩에서 큰 활약을 했다, 1597년 9월 정유재란 당시 오극신((吳克信,1554~1597)은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아들 오계적, 조카 오홍적과 함께 이순신 장군 막하에서 명량해전에 출전해 승리를 앞에 두고 아들 계적과 함께 그곳에서 전사했다. 명량대첩의 공신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홍적은 정유재란 때 석산 전투에 참가해 승리를 이끌었다. 오극신의 죽음을 슬퍼한 이순신 장군은 “나의 오른팔을 잃었다”며 통곡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용호공 오홍적은 오극신의 조카로 한성시에 장원급제한 문무를 겸비한 선비다. 오극신을 따라 임진왜란에 참전해 흑석산 전투 때는 돌무더기를 산 곳곳에 쌓아두고 아래로 글려 일본군을 섬멸시켰다는 인물이다.
선조는 오극신을 병조참의로 증직하고 선무원종공신으로 등재시킨다. 인조 때는 병조판서와 병조참판으로 각각 추서되었다.
1930년대 전국적으로 큰 항일운동조직이 해남 북평면과 산이면을 중심으로 결성되었다. 북평면 오산리 오문현과 오병모, 산이면 상공리 오장록, 오임탁, 오홍탁, 오양탁, 오상록 등이 항일운동에 참여해 일본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이 가운데 산이면 오장록은 해방이 되자 인민위원회 농민위원장이 되어 민선 군수였던 계곡면 방춘 출신 김정수와 봉기를 이끌었다. 일제시대 경찰로 독립운동을 했던 오홍탁은 낮에는 경찰관으로, 밤에는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다. 오홍탁은 6.25 전후 보도연맹 학살사건이었던 진도 갈매기섬에서 경찰에 의해 처형된다. 오홍탁은 최근 자손들의 노력으로 독립운동 유공자로 추서됐다.
동복오씨 중 해금(海錦) 오달운(吳達運, 1700~1748)은 학자로서 유명하다. 향시에 4번이나 장원을 했으나 과거에는 뜻을 두지 않고 후진양성과 부모봉양에 힘을 기울인다. 그러다가 영조16년(1740년) 41세의 늦은 나이에 과거시험을 응시, 감시양장(監試兩場)에서 각각 장원을 하고 동당시(東堂試)의 논(論)· 책(策)에서도 장원에 올랐다, 또 대과(大科)인 회시(會試)에서도 장원을 해 1년에 5도 장원을 모두 휩쓴다. 임금 앞에서 보는 마지막 과거시험인 전시에서도 병과에 장원급제함으로써 그 명성은 온 나라에 알려진다. 5도 장원은 율곡 이이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한다.
해금공은 수많은 문집을 남기는데 1828년 후손들에 의해 문집 전5권이 발간돼 전국 향교 등에 배포되었다. 해금문집은 현재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오극신,계적, 홍적, 달운 4위 용지사 배향
해남 용지사(龍池祠)에는 오극신과 아들 계적, 조카 홍적, 그리고 문장가 달운 4위가 배향되었다, 제사일은 매년 음력 8월 10일 향교주관으로 진행되고 문중에서는 음력 10월 10일 향사하고 있다.
용지사는 1868년(고종 5년) 훼철되었다가 1948년 재건립되었는데 앞면 3칸, 옆면 1칸, 맞배지붕이며, 삼문과 기와 담장으로 둘러 있다. 사우 옆에는 영모재가 있는데, 앞면 5칸, 옆면 1칸 규모의 팔작지붕이다.
또 명량대첩 유적지 기념공원에는 오극신과 계적. 홍적의 흉상과 기념비가 세워져 구국의 혼을 기리고 있다,
한편, 해남출신 동복오씨들은 해남을 비롯해 서울 등 경향 각지에 4500여 세대가 살고 있다. 해남에는 주로 계곡면 용지리와 월신리, 산이면 양지리, 북평 오산, 묵동 등지에 거주하고 있다. 해남지역 오씨 성은 동복오씨를 비롯해 해주, 보성, 장흥, 군위, 나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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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에 금양단 재실
충남 공주시 신양동 취리산에 있는 금양단에서는 봄과 가을 해주군 현보, 동복군 현좌, 보성군 현필 등 3군을 기리는 제사를 지낸다. 이 제향은 공주향교에서 집전한다. 오씨 대종회는 최근 오첨을 제사하는 문토를 되찾은 것을 계기로 시조의 사당을 신축하고 금양단 재실인 금양재를 다시 건축하는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중이다.
동복오씨의 시조 오녕은 동복군 현좌의 큰아들이다. 고려 고종 3년 거란족이 침입하자 오수권은 아들인 현보와 현좌, 현필을 보내 격파시킨다. 이 공으로 오현보는 해주군에, 오현좌는 동복군에, 오현필은 보성군에 각각 봉해졌다. 동복군에 봉해진 현좌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는데 큰아들인 녕(寧)도 아버지에 이어 동복군에 봉해져 동복오씨의 1세가 된다. 둘째 아들 숙귀는 군위오씨로 분적한다.
그리하여 동복오씨는 오녕을 시조로 하고 동복을 관향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동복오씨의 족보는 임진왜란 때 분실되어서 이전의 기록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동복오씨는 16개파, 또는 17파, 또 21개파로 나뉜 기록이 있는데 16개 파계도가 전해진다.
동복오씨는 현재 16개 파로 나눠져 있다.
귀은공파(歸隱公派), 감천공파(感泉公派), 의재공파(毅齋公派), 상서공파(尙書公派), 판사공파(判事公派), 주서공파(注書公派 또는 別坐公派), 만취공파(晩翠公派), 묵재공파(默齋公派), 감찰공파(監察公派), 매암공파(梅庵公派), 금위장공파(禁衛將公派), 승지공파(承旨公派), 소윤공파(少尹公派), 재신공파(宰臣公派), 대장군공파(大將軍公派), 장사랑공파(將仕郞公派), 진무장공파(鎭撫將公派) 등이다.
그 가운데서는 매암공파가 가장 번성했는데 오명(28세, 吳明) 전 장관, 오석주(28세, 吳錫柱) 제헌의원 등이다. 매암공은 매년 음력 10월 11일 제사를 지낸다.
오지호 화백 등 근현대 유명인사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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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세 인물로는 동복 출신으로 일찍이 일본 동경미술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서양화의 1세대로 한국적 인상주의를 개척한 오지호 화백(28세, 吳之湖)과 두 아들 오승우(吳承雨) 오승윤(吳承允) 형제는 한국화단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미술 가족이다. 오지호의 부친 오재영은 구한말 보성군수를 지냈는데 우리나라가 일본에 침탈되자 울분을 참지봇하고 자결했다.
오일휴 의원장(26세), 오항기 전남대총장(27세), 오주 전 광주시의회장 (29세, 吳洲), 오남탁 전 목포경찰서장(28세, 吳南鐸), 오시탁(吳時鐸) 전 kbs아나운서(28세), 서양화가 오건탁(28세, 吳建鐸), 전 광주미문화원장 오형(28세, 吳馨), 오정호 비뇨의학과의원장(27세), 오영대 전 전남도교육감(28세, 吳榮大), 오점록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29세), 오종일 전주대교수(28세,吳鍾逸), 오석표 변호사(27세), 오석록 김제병원장(29세), 육군준장 오세민(29세), 오우영 전서울시교통공사 사장(29세) 등이다.
본 취재의 자문을 해주신 분은 동복향교 전교를 지낸 오정도(27세, 吳貞道), 동복오씨 종친회장을 맡아 족보 발간에 힘쓴 오승탁(28세, 吳承鐸), 오일록 동오회장(29세, 吳一錄), 소윤공파종회장 오병홍(30세, 吳秉洪), 동복면장 오병근(30세, 吳丙根) 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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