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문화수수께끼> 완도 청산도 구들장 논의 비밀은
돌과 모래가 많은 논에 구들장을 놓고 진흙을 발라 물 빠짐 방지
청산도에서만 발견…국가중요농업유산·유네스코세계농업유산 등재
| 2017. 06.23(금) 09:02 |   |
구들장논은 우리나라에서도 청산도에서만 발견되는 방식이다. 지난 2013년 국가중요농업유산 1호로 선정되며 보존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듬해 4월에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농업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구들장논의 구조를 잘 들여다보면 조상들의 지혜가 느껴진다. 그리고 상부상조의 정신도 배우게 된다. 먼저 논다랑에 흩어져 있는 작은 돌들을 주워 20~50㎝ 높이로 논바닥에 깔고 사이사이에 지름이 30~50㎝의 물길은 낸다. 이는 물이 빠지는 통로는 한 필지당 2~3개 정도씩 내는데 이곳으로 물이 모아져 아랫논으로 흘러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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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통로나 돌무더기 위에는 구들장처럼 넓고 평평한 돌을 얹어 균형을 맞추고 돌판과 돌판 사이에는 진흙을 이겨 발라 물이 새나가지 않게 한다. 구들장은 두께 5~10㎝, 크기 30~60㎝의 얇고 평평한 돌판을 사용한다. 논둑도 안쪽에는 진흙을 쌓아올려 물빠짐을 방지한다. 논둑 바깥쪽은 자연스럽게 돌담형식으로 만들어진다. 다시 말해 돌이 많아 물이 잘 고이지 않는 섬의 특성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구들장논의 구조다.
현재 완도 청산도에는 약 현재 70ha 정도의 구들장논이 남아 있다. 이곳에도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농사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구들장논은 갈수록 줄어들어 들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완도군에서는 구들장논을 포기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이를 보존하기 위해 군이 매입해 관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완도군청 황창배 계장은 “국가중요농업유산 1호이자 한국에서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농업유산으로 등재된 구들장논을 보존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면서 “구들장논에는 조상들의 지혜와 상부상조의 정신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보존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잘 알려진 대로 완도 청산도는 산과 바다와 하늘이 모두 푸르러 청산(靑山)이라 했다고 한다. 완도에서 19.2km 떨어진 다도해 최남단섬이다. 완도항에서 뱃길로 50분 정도 걸린다. 이곳 청산도는 구들장 논 말고도 돌담장, 해녀 등 느림의 풍경과 섬 고유의 전통문화가 남아 있다. 그래서 지난 1981년 12월 23일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2007년 12월 1일 신안 증도, 담양 창평 등과 함께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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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올레길처럼 청산도에는 11개의 슬로길이 있다. 국제슬로시티연맹은 2011년 청산도 슬로길을 세계 슬로길 1호로 공식 인증했다. 한국영화사상 첫 100만명 돌파 기록을 세운 ‘서편제’의 촬영지였던 당리 언덕길, 구불구불한 옛 돌담길의 상서마을 등은 대표적인 슬로길 코스다. ‘봄의 왈츠’ 촬영장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청산도 슬로길은 총 42km로 11개 코스로 되어 있다. 전체 코스를 음미하며 걸으려면 2박 3일 정도 걸린다. 특히 서편제 촬영지 당리 언덕길은 봄이면 청보리, 가을이면 코스모스가 아름답다. 당리언덕에서 내려다보면 청산도항과 도락리 마을이 눈아래 펼쳐진다.
특히 청산도에서는 매년 4월이면 한 달 동안 노란 유채꽃과 푸른 청보리가 어우러진 슬로걷기 축제가 열린다. 축제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청산완보’는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나눔 프로젝트로 재탄생했다. 42.195㎞로 구성된 슬로길 11개 코스를 걸으면 관광객의 걸음 수만큼 포인트로 적립되어 사회에 환원되는 나눔 기부행사로 새롭게 개편됐다. 올해는 청산도 슬로쿡, 소 달구지 타기, 청산도에서 생산한 청보리로 만든 수제맥주 시음회 등 프로그램도 이색적이다.
청산항 일대는 1930년대부터 1970년대 후반까지 고등어와 삼치 파시가 열리던 포구다. 청산항 포구 안쪽 안통길은 파시문화거리로 조성되어 있다. 세탁소, 다방, 여관 등이 있는 격자무늬 나무대문길 등은 옛날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그 시절의 문화를 아는 길손들에게는 흥미로운 여행길이다. <문화通 취재팀>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