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아, 아시아문화전당
| 2015. 06.25(목) 11: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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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공사도 말이 많다. 전당 측은 옥상에 심어야 하는 건물의 특성상 최선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무런 특징도 조경철학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변박이다. 쉽게 말해 전당의 콘텐츠가 별 볼 일 없으면 겉이라도 볼거리가 있거나 쉼터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도심에 맞지 않는 수종도 여럿이고 옥상에 장수목을 심어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꼴이 안될까 하는 우려도 있다. 더욱이 도심정원은 모아심기를 해야 선(線)이 보이는데 여기저기 흩어놓았다. 랜드 마크가 될만한 나무가 한그루도 없다는 냉혹한 평가도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보러 아시아문화전당에 오라고 해야 할까. 선뜻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소문도 없이 몇 년 전에 오픈한 인천 송도센트랄공원만 가보아도 부럽기 짝이 없다. 국내 첫 해수공원이라는 자랑 말고도 이국적 풍광이 사람을 부른다. 자연공원은 아니지만 사람의 손으로 사람을 생각하며 만들었다는 것이 느껴진다. 산책을 하다 다리가 아플 때쯤에 쉬기 좋은 벤치가 있다.
벤치에 앉아 바라보는 감각적인 설계의 건축물들이 아름답다. 도심의 스카이라인을 고려한 다양한 모습과 높이가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초록색 공중전화 박스 모양의 ‘숲 속 도서관’에서 책을 꺼내 읽을 수 있다. 꽃사슴과 토끼가 뛰노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복합문화공간인 트라이볼과 컴팩스마트시티에서는 좋은 문화 전시와 공연이 열린다.
바닷물을 끌어들여 해수공원의 이점을 최대한 살린 수상체험 시설들 ‘수상택시’와 ‘카누’‘카약’‘패밀리 보트’등을 즐길 수 있다. 특히 12~32명까지 탈수 있는 수상택시는 20분가량 송도국제도시의 경관을 한 바퀴 구경시켜준다, 굳이 복합문화공간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프랑스 파리 북동쪽에 자리하고 있는 라 빌레트 공원은 ‘붉은 폴리’로 유명하다. 도살장과 대규모 정육점이 있던 이곳이 21세기의 공원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산책로, 문화시설, 과학관, 광장 등이 넓은 부지에 조화롭게 자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폴리(folies)라고 불리는 구조물이 공원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파리의 몽환적 하늘, 공원을 가로지르는 맑은 수로, 유치원생들이 잔디밭에서 수업하는 풍경 등 라 빌레트 공원은 문화적 관습과 교육, 유흥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유명한 퐁피두센터는 파리의 3대 미술관 중 하나이자 유럽 최고의 현대미술 복합 공간이다. 옛 시장의 오래된 거리에 갑자기 나타난 이 건물이 파리의 미술과 문화의 중추로서 점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최고층에는 파리 시내의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건축물로 매년 700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는다.
아시아문화전당이 주목해야 할 부문은 레 할레 시장이다. 퐁피두센터 자리가 원래 시장이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퐁피두센터와 문화광장만보고 오기 십상이지만 지하로 연결된 라 할레시장은 쇼핑천국이다. 지하상가로 형성된 이곳은 각종 문화상품에서부터 선물가게, 의류매장. 커피숍과 페스트푸드 식당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가까운 일본으로 가보자. 도쿄 우에노공원(上野公園)에는 도쿄도미술관을 비롯한 우에노모리미술관, 동경예술대학미술관, 근대미술관, 과학박물관, 도교국립박물관 , 등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이곳 역시 에도시대(1600-1856) 때부터 성황을 누렸던 아메요코라는 전통시장이 있고 500~300년이 넘는 수령의 고목들이 지친 현대인들을 위무해준다. 예술과 과학이 인간의 문명과 융화되어 주목을 받는 천혜의 문화 레크레이션 관광지다.
중심이 아닌 서남부 지역 가가와현 다카마쓰에는 아시아 각국의 대표적 문화유산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레오마월드’란 테마파크가 있다, 이곳 오하라 미술관에는 로댕과 고갱 르누아르 등 세계적 거장들의 미술품을 감상 할 수 있으며 미관지구에서 차로 20분쯤 달리면 ‘일본 속의 덴마크’로 불리는 ‘티보리 공원’이 있다. 안데르센 동화를 소재로 만든 테마파크다. 8만여 개의 조명이 건물벽을 따라 커져 있어 야경 또한 환상적이다.
볼 것도, 살 것도, 쉴 곳도 없는 문화전당 하나 지어놓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고 부르는 것은 억지다. 지금 이대로라면 아시아문화전당에 와야 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광주가 너무 억울하다, 문광부는 문광부대로, 광주시는 광주시대로, 시민들을 시민들대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누구나 피아노를 칠 수 있는 폴리 ‘타인능주(他人能奏)’와 ‘5.18m 5월 우체국’을 제안한 바 있는 문화通은 이번에 518개의 LED 전구를 끼운 5.18m 조형물을 전당부근에 세우자고 제안한다. 518개의 전구가 빚어내는 환상적 분위기와 상징성만으로도 “광주에 가면 꼭 보고 와야 할 것‘ 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지형원< 발행인>
지형원 대표 mhtong@hanmail.net
아주 좋은 아이디어에 기립박수를 보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