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교홍교 300년 비결은?
전라도 문화수수께끼(3) 아치형 축조 때문
| 2013. 06.20(목) 11: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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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조정래씨의 대하소설‘태백산맥’에도 자주 등장하는 역사의 다리이자 지금도 보성군 벌교읍 벌교리와 봉림마을을 연결하며 긴요한 교통수단으로 활용된다. 특히 온갖 풍상에도 불구하고 300년이 넘는 역사속에도 묵묵하고 의연하게 그 모습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벌교 홍교는 조선 숙종 44년(1705년) 선암사의 초안(楚安), 습성(習性) 두 스님이 손수 석교를 놓았다는 기록으로 보아 벌써 300년을 넘고 있다. 비록 상판이 깨져 영조 13년(1737년), 1844년 그리고 지난 1981~84년에 이르기까지 세 번 개축을 했건만 우아한 외양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벌교천을 드나드는 바닷물이 교각을 괴롭히고 심지어 홍수 때면 물이 넘쳐흘러 옆에 세워졌던 현대식 시멘트 다리가 수수깡처럼 떠내려갔어도 홍교는 그 견고함을 자랑하고 있는 셈이다.
이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선인들의 신비스런 축조술 때문이다. 다리가 외부의 하중을 받을 때는 가로방향으로만 그 힘(압축력)을 받는다는 지식을 이미 터득한 것이다. 인장력에 약한 돌이나 벽돌로 등분포하중을 받는 다리를 만들기 위해 포물선 아치를 선택한 것이다. 요즘 터널을 뚫는 이치와 마찬가지다.
또 콘크리트의 경우 압축강도가 인장 강도의 9~14배인데 이보다 압축강도가 훨씬 강한 화강암을 재료로 사용한 것도 내구성을 강하게 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아치 밑부분 중간지점에 매달린 용두석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이 용머리는 토목공학 용어로 滑節(pin Support)이라 부르는 것인데, 외부하중이나 기상조선으로 인한 수축과 팽창 등으로부터 구조물의 변형이나 움직임을 방지해준다고 한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것은 다리가 원형 일부를 상실했다는 점이다. 상판이 아치형으로 휘어져 멀리서 보면 마치 세 개의 무지개가 걸린 것처럼 보였는데 지난 81년 개축하면서 둥그런 하나의 아치로 만들어진 것이다.
또 강물을 굽어보고 있는 용두석에서 흘러나오던 풍경소리도 아쉽기만 하다. 용 물과 관련된 민간신앙에서 비롯됐을 법한 이 용두석에 옛날에는 풍경을 매달아 바람이 불 때면 은근한 방울소리가 울려퍼졌는데 지금은 그 모습을 볼 수 없다.
<通>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