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고막천 독다리 700년의 비밀은?
전라도 문화수수께끼(2)
| 2013. 06.19(수) 17:03 |   |
전설에 따르면 고려 원종 15년(1274년) 무안 승달산에 있는 법천사의 고막대사가 신술을 부려서 하룻밤 사이에 가설했다고 한다. ‘귀교(鬼橋)’인 셈이다. 이런 신비함 때문인지 개설 700년이 넘도록 원형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순간 강우량 30mm가 넘어 상판까지 완전히 잠겨도 유실되지 않는 ‘내구성’은 현대과학으로도 설명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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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막교는 길이 19.2m, 높이 2.1 m, 너비 3m로 석교로는 결코 짧지 않은 다리다. 오랜 세월 비바람을 견디고 엄청난 통행량을 온몸으로 견뎌냈다. 임진왜란을 전후해 한차례 해체·복원이라는 ‘몸살’을 앓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 다리의 교각은 4개씩 6열로 되어 있다. 겉보기에도 다듬지도 않았고 크기와 모양도 다르다. 그러나 마찰계수가 큰 돌을 골라 가로 세로로 쌓은 민흘림식으로 되어 있다.
고막교를 조사한바 있는 손영길씨(전 국립중앙박물관)는 “강폭과 유속(流速)·유량(流量)을 감안, 교통량이 많은 하류 가운데 물살이 완만한 지역에 설치하고 중앙교각을 유선형(流線型)으로 깎은 것이 놀랍다”고 했다. 뱃머리형 교각을 세움으로써 물의 힘을 갈라버리기 때문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이다.
또 같은 시기에 고막교를 조사한 황학주 연세대 명예교수도 ‘교각을 지탱하는 바닥을 굵직굵직한 돌로 얽어놓아 흙의 유실을 막고, 화강암 상판 역시 목조식 마루처럼 짜놓고 있어 우마차나 경운기 통행에 따른 과중한 하중을 탄력 있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상들의 지혜로 고막교는 지금도 튼실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조선시대 이 다리를 오가며 집산된 물류가 고막천을 통해 하류로 내려갔는가 하면 60년대엔 소금배가 다리 턱밑까지 올라왔다.
고막교는 십여년전 서너 개의 상판이 깨져 새로이 교체되기도 했지만 아직도 ‘건재’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지난 89년부터 시작된 고막천 직강공사로 인해 교각들이 정면으로 물길을 맞고 있어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조상의 지혜를 후세사람들이 가벼이 여긴 탓이다. 얼마 전 다른 쪽으로 물길을 돌리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함평향토문화연구회 측은 “옛 국도상에 남아있는 다리로서는 남한에서 유일한 고막교는 서울 살곶이 다리(사적 160호)보다 문화적 가치가 높아 시급하게 보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함평군청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