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작품 68#8」

2009. 05.19(화) 17:40

「작품 68#8」 157 × 209 ㎝(1968)

1968년에 그린 이 작품은 청정한 색조의 바탕과 마티에르, 굽이치는 산자락의 율동 속에 해와 달이 중첩되어 나타나고 있다. 비구상 작품이긴 하지만 동양적 시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으로 구름과 호수, 섬, 흰색의 백자 항아리, 나무들과 새와 사슴, 여인까지 번갈아 서로 얽혀 대화를 하는 듯하다.
생애의 태반을 외국에서 보냈으면서도 양옥이 아니라 한식주택을 갖고 싶어 했던 수화의 간절한 염원과 민족의 가락이 함축되어 있다. 한국적인 색채와 한국적인 모습을 그리워하는 작가의 내면이 자리잡고 있다.
수화 김환기 예술의 제 2기라 할 수 있는 1945~1962년 사이는 파리생활을 포함하여 그의 예술의 성숙기였다.
전남 신안 출신의 서양화가로 한국의 추상미술 세계에 알린 한국 비구상 미술의 선구자다. 일찍 고향을 떠나 지역화단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지만 한국 미술사에서 결코 빠뜨릴 수 없는 기념비적 존재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개화기의 물결 속에서 서울과 동경 뉴욕 파리 등지를 누비며 한국예술의 국제화에 크게 공헌했고 우리의 추상미술을 세계 속에 알린 순수 추상의 거봉이었다.
그의 작품 모티브가 언제나 해와 달, 산과 항아리 등이었다는 사실은 그가 얼마나 한국의 자연과 삶을 사랑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