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환 초대개인전 ‘나의 쉼표’
20일까지 오월미술관
| 2023. 08.10(목) 09: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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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에는 오랫동안 그려온 펜화들, 특히 작가의 뇌리 속에 깊이 새겨진 옛 도청 주변의 풍경과 이야기들이 속엣말처럼 펼쳐진다.
작가는 언제나 작은 화지를 들고 다니며 시간이 있을 때마다 펜화로 그림을 그렸고 그것들을 작업실 곳곳에 걸어두었다. 때문에 그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작가가 무엇에 관심을 두고 살아왔는지를 알 수 있다.
작가가 펜화를 시작한 것은 절망과 패배감에서였다고 고백한다. 지난 대선의 패배는 작가에게 공황장애가 올만큼 큰 절망을 안겨주었는데 이를 탈출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펜화를 시작했던 것 같다.
또 화단의 선배인 이상호의 『THE HOLY BIBLE』 선물을 받은 적이 있는데 성경의 오른쪽 한 면이 성경의 내용을 이해가 쉽도록 펜화로 되어 있었다. 작가는 “성경책 속의 펜화를 들여다보며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대학 시절 조선대 미술 패인 ‘개땅쇠’ 멤버로 활동하면서 탈패와 미술패을 이끌기도 했다. 이후 펜화에 더욱 탐닉했고 완성된 그림은 정교하고 군더더기가 없으며 담백한 맛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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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그리는 사생에서부터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 이미지를 펜화로 그리는데 완성된 그림은 매우 정교하며 군더더기가 없다. 적당히 주변의 것들을 털어낸 펜화는 담백한 맛으로, 화지가 갖는 본래의 빛과 블랙 잉크의 조합은 묘한 안정감의 조형미를 가졌다. 작가에게 펜화는 ‘쉼표’ 였던 것이다.
서동환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일이 중심은 아니다. 지난 2009년 창간호를 시작으로 매주 광주아트가이드를 제작 배포하고 있는데 14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그 일을 해왔다.
오월미술관 범현이 관장은 “ 어반스케치를 지속하면서 작가는 또 다른 깨달음을 얻는다. 작은 그러나 섬세한 펜으로 그려진 그림 한 점이 주는 안식과 휴식이 바로 그것이다. 처음 시작은 자신 스스로의 번민과 외로움에서 벗어나려고 한 몸짓이었지만 결국은 우리 모두를 위한 위로였다는 것을. 작은 펜화 한 점이 복잡한 도시의 정치 경제를 떠나 안식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