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석 시인의 첫 작품집 '줄은 기러기 줄 '
| 2021. 12.14(화) 11: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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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석 시인은 1974년 윤석중 선생의 선고로 조선일보에 동시 ‘가뭄’ 이 당선 되었으며 1983년 3인시집 ‘바람, 하늘, 산’을 펴냈고 2012년 도잇 ‘풍암저수지’로 광주문협 올해이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 시집은 1부 ‘겨울 해’ 2부 ‘넌 듣니?’ 3부 ‘아기와 엄마’ 4부 ‘가득 채주지 마라’ 등으로 나눠 50여편의 작픔이 실려 있다.
달님이 오십니다/ 어제보다 / 한발 늦게 오십니다/
중머리재 돌이네 집에 들러 /
또랑 또랑 책 읽는소리 듣고 오십니디/
달님이 오십니다/
어제보다 함 뼘 비켜 오십니다/
다랭이골 순이네 집에 들러/
도란도란/ 동화책 함께 읽고 오십니다
동시 ‘달님’의 전문이다. 어제밤에 떠올랐던 달고 지금 떠오르는 달을 생각하며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더해진 멋진 시다. 중머리재 돌이네 집에 들러서 오고, 떠 가랑이골 순이네 집에 들러서 온다는 아름다운 상상이 시를 읽는 재미를 더한다.
할머니 어릴 적 마을에/ ‘고샌떡’이 살았단다/
어릴 때 뇌염앓이로 말과 행동이 어러바리하지만/
마음은 한없이 착한 아줌마/
어느 날 장에 갔다가/ 돈이 든 지급을 주었단다/
주인을 찾지도 못하고/ 물래 가져가지도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종일 그 자리에 서 있었단다/
배고프고 목이 말라도/ 주인만 기다리며
해질 무렵 허겁지겁 나타난 지갑주인이/
도둑보듯 눈 흘기더니/
지갑을 낚아채 가벼렸단다/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휴-살았다/ 안심이다/
지갑주인 뒷모습에 구벅 절하고/
그제야 ‘고샌떡’ 은 집으로 갔단다/
중략
‘고샌떡’은 바보였지만/,
‘고샌떡’ 아들 기철이는 공부 잘하고 똑똑한 1등/
장학생이었단다/
학교 쉬는 날이면 엄마 따라 동네 허드렛일 돕기도 하고 /
엄마가 늦은 날이면/ 밤 마중 나가 엄마를 업고 오기고 하고/
엄마를 업고 눈두렁 밤길 걸어올 때/
밤하늘의 별을 보며 꿈을 키우던 기철이는/
열심히 공부해서 /
우리나라에서 제일가는 천문학자가 되었단다/
세계적인 천문학자로 아들을 키운 ‘고샌떡’에게
나라에서는 ‘장한 어머니상’을 주었지/
바보에게 상을 주는 나라/
바보가 상을 타는 세상/
‘고샌떡’ 아들 고기철 박사는 엄마의 상금에 큰 돈을 얹어서
‘바보 엄마’ 장학금을 만들었단다/
좋은 세상 만들어 갈 젋고 똑똑하 학생들이/
‘고샌떡’을 ‘어머니’라고 부르며 고마워했단다/
이 시를 읽는 내내 눈시울이 붉어진다. 아마도 작가는 주변인의 이야기를 할머니를 통해 듣고 이를 오래오래 기억해 작품화 한 것으로 보인다. 고샌떡이나 그 아들 기철 같은 사람이 많은 세상을 꿈꾸는 이 시를 쓴 이문석 시인은 '고샌떡' 같은 착하디 착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평문을 쓴 문삼석 시인은 “ ‘가뭄의 시인’으로만 알려져 왔던 이문석 시인은 이처럼 무지개와 같은 다양하고 깊은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작품들이 야생화처럼 싱싱하고 건강합니다.”고 썼다.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