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춘 교수의 '줄탁동시' 걸개전
5월 22일까지 보성 대원사
| 2018. 04.27(금) 14: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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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학교수다. 대학교수 가운데서도 가구디자인을 전공한 디자인교수로 이론을 가르치면서 가구를 짜기도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시를 쓴다. 그것도 구체시라는 것인데 구체시는 미술과 문학의 경계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언어의 논리성이나 의미성을 완전히 파괴하고 언어의 문자성과 시각성을 중시하는 시이다.
여기에 디카시라는 것을 창안해 ‘줄탁동시’라는 시집까지 냈다. 디카시는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사진의 이미지를 구체시로 표현하는 것인데 아이디어가 신선하고 발상이 번득인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서정시, 서사시, 행시, 형태시, 구체시 등을 아우르는 융복합의 멀티시다. 더러는 입체시이기도 하다.
또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작두날에 서는 연습을 한다든지 쌀알을 마당에 뿌린다든지 하는 우리 무속적 행위들을 재현함으로써 ‘삶 자체가 예술’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보성 대원사에서 또 하나 일판을 벌였다. <구체시 ’봄 폼’ 디카시>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판을 벌여 놓은 것이다. 지난 4일부터 5월 22일까지 2달 가까이 계속되는 이 행사에는 구체시와 디카시로 만든 64편의 걸개를 걸어놓았다
그런데 그 작품들 하나하나가 의미심장하고 시사적이다. 또한 작품마다 나름대로 심오한 철학적 메시지가 들어 있다, 그냥 가볍게 흘러 보낼 것이 아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가슴이 섬뜩해지기도 하고 등골이 오싹해지기도 한다.
조교수의 시들은 형식을 파괴하고 거기에 한자어와 디카사진을 곁들여 새로운 시의 형태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한자어도 어법에 맞는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상상력으로 조합함으로써 깊이 있게 바라보지 않으면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한자어에서 깊은 철학적 성찰과 내공이 읽혀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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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 쓰고 있다.
조교수는 조선대학교 응용미술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조선대 디자인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 초대작가, 전승공예대전 심사위원, 한국디자이너협의회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