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우정 ‘수석’으로 꽃피다

수석인 조병선씨 수석 수 천점 와보랑께 박물관 기증
28일부터 전시회 개최 “수석관 건립 영원히 기념할 것”

2016. 07.23(토) 10:39

김성우(좌) 조병선씨

두 사람은 초등학교 동창이었다.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그래도 두 사람은 강진 병영에서는 공부를 잘해 나란히 광주사범중학교에 들어갔다. 고등학교 과정인 사범학교로 진학해 빨리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다. 빨리 돈을 벌어 가족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었고 선생님이란 직업은 존경받은 대상이었기에 가난한 가정에서는 꿈이었다.

그러나 한 사람은 돈이 없어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한사람은 상고로 진학해 금융인의 길을 걸었다. 한사람은 선생님이 아닌 학교의 행정직으로 일하면서 가족들을 부양했고 한사람은 중앙은행 지점장까지 지낸 저명 인사가 되었다. 바로 두 사람이 강진 와보랑께 박물관 김성우 관장과 조병선 전 제일은행 지점장이다.

중학교 졸업하고 헤어진 두 사람이 50년 만에 만났다. 조 지점장이 고향 산소에 왔다가 친구 이야기를 듣고 와보랑께 박물관을 방문한 것. 두 사람은 한동안 얼굴만 멀거니 바라보며 말을 잊지 못했다. 그리고 껴안았다. ‘칠순의 두 소년’은 주르르 눈물을 흘렸다.

와보랑께 박물관은 김성우 관장이 평생을 모은 근대생활 유물 수천 점을 전시하는 곳이다. 많게는 100여년 된 생활용품에서부터 40~50여년 된 것까지 2층 건물에 가득히 쌓여 있다. 너무 많아 전시가 아니라 ‘쟁여놓은’ 것 같다.

개구리 모양의 수석

조 지점장이 와보랑께 박물관을 둘러보고 친구의 정성에 감동해 평생을 모은 수석 수천점을 박물관에 선뜻 기증해주겠다고 했다. 양으로 따져도 5톤트럭을 가득 체울 정도다. 조 지점정은 은행에 근무하면서 취미로 수석을 모았는데 한국수석협회서울지회장까지 역임한 수석 전문가이다. 돈으로 헤아릴 수 없는 귀중한 수석을 친구에게 넘겨주고 고향 강진이 와보랑께 박물관에 기증한 것이다.

김 관장은 친구의 거룩한 뜻을 잊지 않기 위해 오는 28일 오전 11시 박물관 뒤뜰 연문가에 귀한 수석을 전시하고 많은 사람들을 불러 귀한 뜻을 전할 생각이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조병선 수석관’을 지어 그가 수석에 바친 수고와 친구의 우정을 잊지 않겠노라 다짐할 생각이다.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