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윤 첫시집 ‘타르쵸 깁는 남자’
| 2014. 12.11(목) 11: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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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로 구성된 이 시집은 1부에서 뿌리, 고비를 횡단하다, 타르초를 깁는 남자, 민들레, 어느 무명가수의 노래 등 13편, 2부는 빈 들에서, 벽에 관한 몇가지 기억, 뻘밭, 누군가 손잡아 주었다 등 14편, 3부는 내안의 섬, 아득힐 길 추석, 흥어장수 김씨의 봄, 이웃 등 15편, 4부는 모래시계, 뫼비우스에게 길을 묻다 , 맴울 씹어먹기, 늑골조롱, 어떤 무단 경작 등 12편이 실려 모두 59편의 시가 등재 되었다.
“벼랑길이 그랬듯/느닷없이 끊긴 길, 침 묻혀 이어 가며/글 한 줄 모르는 까막눈으로/줄줄이 경전 엮어 낸다.”(「타르쵸 깁는 남자」)
전직 차마고도를 넘는 마방이었던 까막눈의 늙은 남자가 새로 타르쵸라는, 티베트 경전 깃발을 엮어 내는 일로 전직한 뒤, 자신의 바람 잘 날 없는 생을 놀랍게도 바람이 경전을 읽고 가는 소리로 환치시키고, 그 소리는 어떤 주석도 달리지 않은 원문 그대로의 허공장경虛空藏經일 것이라는 철학을 간파해 내는 솜씨가 가히 장인 수준이라 할 만하다.(고재종 시인).
이번 시집은 어떤 형식적 실험이나 수사보다는 대상을 새롭게 인식하려는 고투의 흔적이 역력하며 전통적인 서정성도 간직하고 있다. 제4부에 실린 영화 <빠삐용>의 주제곡에서 빌어온 시 「Free as the Wind」에서 “탈옥을 할 때마다/벽은 두꺼워지고 높아 간다//나는 누구도 죽이지 않았으나/인생을 허비한 죄로 이미 유죄다”라는 시구나 「뫼비우스에게 길을 묻다」 등은 작가의 향후방향을 제시하는 글들이 실려 있다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