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녹우당 소장 ‘미인도’ 특별공개
9일부터 국립광주박물관에서
24일 이태호교수 초청 '윤두서의 모든 것' 특강
| 2014. 12.04(목) 23: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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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인도>는 고산 윤선도(1587~1671)의 14대 종손 윤형식씨가 1982년 4월 소장 유물을 정리하다 발견한 것으로, 1998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한국관 개관 때 첫선을 보였지만 국내에서는 단 1회 대외전시가 있었던 작품이다. 1989년에는 도난당하여 일본에 밀매되기 직전 절도범이 붙잡혀 해남 윤씨 종가로 되돌아오는 수난을 겪기도 하였다.
이 ‘미인도’는 혜원 신윤복(1758?~1813 이후)의 <미인도>와 함께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여인은 커다란 가채머리를 매만지고 서있는데 자주색 선을 대고 꽃무늬 장식이 있는 노랑삼회장 저고리에 옥색치마를 입고 있는 조선 후기 여인의 단아한 모습을 그대로 전해준다.
어깨와 팔의 윤곽이 드러나게 달라붙는 저고리는 당시의 형식이었고, 짧은 저고리 아래로 살짝 드러난 속살과 붉은 색 띠가 눈길을 끈다. 가채머리가 무거운 듯 무릎을 살짝 구부린 탓으로 치마는 항아리처럼 풍성하다. 가늘고 긴 눈썹에 맑고 고운 눈, 붉고 매혹적인 입술, 약간 비껴선 아름다운 자태 등 당시의 살아 있는 미인을 직접 대하는 듯하다.
<미인도>의 작가에 대해서는 녹우당의 종손을 비롯한 후손들은 “공재 윤두서의 손자인 청고 윤용이 그린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청고가 쓴 청고실기靑皐實記에 그 기록이 남아있다고 한다. 해남 윤씨의 종손 윤형식 선생은 “미인도를 발견하고 5년쯤 지나 청고실기에서 ‘미인도를 그렸다’는 기록을 발견하였으며, 사대부 집안에서 미녀 그림을 그리기 힘든 분위기여서 낙관을 안 찍으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미인도>가 윤용의 작품이 아닐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이태호 명지대 교수는 “<미인도>의 속저고리는 앞섶이 아주 짧아 신윤복의 <미인도>와 제작 시기가 비슷하거나 그 이후”라고 말했다. 저고리가 짧은 점과 아울러 가채가 크고 구불거리는 옷 주름의 음영 표현 등에서도 18세기 말~19세기 초의 초상화에서 유행한 화풍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 일반 학계의 추측이다.
2015년 1월 18일까지 전시되는 이번 “공재 윤두서” 특별전에는 현재 조선시대 최고의 자화상인 국보 제240호 <윤두서 자화상> 그리고 윤두서의 서화를 화첩으로 꾸민 보물 제481호 가전보회家傳寶繪와 윤씨가보尹氏家寶, 윤두서의 명작 중 하나인 <노승도>, 18세기의 조선을 그린 <대동여지지도>와 <일본여도>를 비롯하여 녹우당으로부터 첫 나들이를 하는 귀중한 그림과 서책, 인장 등 2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또한 국립광주박물관은 12월 10일과 12월 17일 수요일 오후 6시 30분 전시관에서 큐레이터와의 대화를 진행한다. 10일은 국립광주박물관장의 ‘녹우당 이야기’, 17일은 전시를 기획한 박해훈 학예연구관의 ‘윤두서와 호남화단’ 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윤두서를 만나볼 계획이다. 특히,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에는 명지대학교 이태호 교수를 초청하여 ‘공재 윤두서의 모든 것’이라는 주제로 인문학 강좌가 열린다.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