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진 시인 24년만에 첫시집 ' 그 순간' 발간
| 2014. 09.18(목) 17: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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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진은 전남일보 신춘문예와 현대문학으로 등단했으며 1993년 동시집 『축구부에 들고 싶다』(창비)로 문단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시인은 사소한 일상의 순간에서 삶의 진실을 예사롭지 않게 포착하여 독자들이 시 자체의 울림에 빠져들게 한다. 5부로 나눠진 시집은 1부에서 ‘손’ ‘밥상다리’ ‘ 그 순간’ 등 11편, 2부는 ‘나뭇가지 하나’ ‘ 무등산’ 등 10편, 4부는 ‘국숫집’ ‘질경이’ 등 11편, 5부 ‘임종’ ‘뻘’ 등 10편 등 모두 50여편이 실려 있다.
발문을 쓴 정경운 교수는 그것을 “하나의 거대한 식물적 풍경”이라면서 겸손한 자세로 사물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적 어조가 “밝음과 어둠, 열매와 뿌리, 빈한함과 풍족함, 부처와 중생, 늙음과 젊음, 삶과 죽음” 등의 대극적인 것들이 결국 “한 몸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우주적 풍경”이라고 설명한다.
성시인은 시집의 서시라고 할 수 있는 「손」에서 “내 손아귀 바라본다/ 한 끼 분의 쌀을 풀 만큼이다/ 부끄러움에 얼굴을 감쌀 만큼이다/ 심장을 받쳐 들 만큼이다/ 가만히 합장하여 본다/ 오 평생 비어 있기를…”이라고 썼다.
뱀이 숟가락 모양의 대가리로/새 새끼를 무는 그 순간/
어디서는 아이가 기다랗게 똥을 누웠는데/똥이 부처님 모양으로 앉아 있었다 또 어디서는
콩벌레가 콩처럼 숨어 큰 짐승이 지나길 기다리고 있었다/한 어미개가 새끼를 나면서 죽어가고도 있었다
하늘이 잠시잠깐 퍽 환한 빛을 드리웠는데/아무도 알지 못했다/다만 삶에 애쓸 뿐 알 것 없었다 (그 순간)
1990년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하였고, 1993년 현대문학에 시가 추천되었다. 2011년 동시집 『축구부에 들고 싶다』을 펴냈다.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