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작가 송은일 장편 '매구할매' 출간
| 2013. 08.16(금) 07: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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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구할매'는 작가가 끊임없이 추구해 온 휴머니즘 문학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소설의 배경이며 주인공인 매구할매는 각자 악착같이 살아온 고향의 할머니들을 상징한다. 평범한 소재를 끌어내 인간 삶의 이면에 가려진 그늘에서 고통 받고 소외된 군상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상처 입은 영혼들의 삶을 위무한다.
100살의 매구할매가 사는 400년 묵은 집 계성재는 그 할매들의 삶이 투영된 집이다. 이 곳에 20대 손인 소설가 류은현이 돌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형식은 형식은 액자 소설이다.
문학을 전공한 은현이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데 사귀던 남자의 부인이 찾아와 협박한다. 추문이 두려운 은현은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두 권의 소설집을 낸 바 있는 은현은 아버지로부터 집안 내력이 기록된 '계성재가솔부'를 넘겨받는다.
은현은 이 ‘계성재가솔부’에서 소재를 얻고 매구할매를 소설 주인공으로 삼아 집안 윗대 어른들의 행적을 추적, 소설을 쓴다. 계성재에서 자라 시집갔다가 다시 계성재로 돌아온 매구할매 진녹두는 나이 들면서 한 마을의 상징적 존재이자 한 집안의 어른으로 현존하고 있다.
이때 매구할매의 삶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려는 김영성 감독이 계성재를 찾아온다. '계성재가솔부'에 수록된 17대 종부 여례당 권씨가 은현이 집필하고 있는 액자소설의 중심인물이며 현재 시점인 은현이 또 다른 이야기의 서술자이다.
소설은 자식을 잃은 아픔과 남은 사람들을 지키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에서 당찬 여인의 끈질긴 생명력을 그려낸다. 수백 년 동안 종갓집과 종손 종부가 고택을 지키며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소설가 한승원씨는 "송은일은 참하면서도 능청스러운 이야기꾼으로 그의 이야기는 양파 같아서, 한 개의 껍질을 벗기고 나면 새로운 속껍질이 나타난다"고 평했다.
한편, 송은일 작가는 고려대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나와 지난 2000년 '여성동아' 장편공모에 '아스피린 두 알'이 당선돼 등단했다.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소설로 당선했으며 그동안 '불꽃 섬' '소울 메이트' '도둑의 누이' '한 꽃살문에 관한 전설' '사랑을 묻다' 등을 출간했다.
박원지 기자 mtong@mtong.kr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