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함칼럼> 음악인 치욕의 날
| 2011. 12.02(금) 00: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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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채용 방식을 통해 적임자가 없을 경우 자문위를 통해 선임할 수 도 있지만 이번은 그것도 아니다. 내정자를 그 자리에 앉히기 위해 작정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정말 좋은 분을 모셔오기 위한 것이라면 모를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시립합창단원들의 얘기다.
절차도 절차려니와 우선 스펙이 너무 약하다. 현재 단원 가운데도 연륜과 기량에서 그 보다 뛰어난 사람이 여럿이고 문화수도를 지향하는 광주시립합창단의 지휘자로는 아직은 이르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래서 주무관청에 달려가 따진 모양인데 시원찮은 답변만 듣고 온 것 같다.
광주시의 설명은 능력과 기량이 뛰어나고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광주시립합창단원들과 지역음악인들은 내정자가 지휘전공자도 아니고 아직은 프로예술단을 맡기에는 여러 가지로 부족하다고 말한다. 광주시가 전국적으로 망신을 샀다고 말하는 음악인도 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왜 광주시가 이런 반발이 있을 것을 뻔히 알면서 악수를 두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연초에 있었던 시립국극단장 선임을 놓고도 말이 많았고 우려가 현실도 나타났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막가’ 식이라면 광주시립교향악단 단장도 이런 식으로 뽑을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분명한 차별이며 성악가들에 대한 모독으로 생각할 수 있다.
단장 선임을 위한 자문위에는 광주시문화정책실장과 광주문화예술회관장, 그리고 지역 음악인 2명과 서울의 전문가 1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야말로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적임자들을 추천받아 자문위에 올렸는지 알 수는 없으나 이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정해진 수순을 밟았으리라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매우 많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미래보다 눈앞의 현실이 더 소중한 공직자들은 그렇다손치고 자문위에 참여한 음악인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이해할 수 없다. 진정 그들이 합창음악의 미래를 생각한 것인지, 지역사회의 예술적 역량에 대해 생각이나 해본 것인지 묻지 않을 없다. 언젠가는 명단이 공개될 것이고 그들의 동조나 침묵은 비판을 받을 것이다. 억울할지 모르나 ‘앞잡이들’ 일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열심히 살아온 음악인 한 사람이 몰매를 맞게 된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조금 더 스펙을 쌓고 기량을 연마해 더 좋은 모습으로 지휘봉을 잡았으면 한다. 지역의 음악인들이 환영하고 그 보다 먼저 단원들이 모시고 싶어 하는 지휘자로 내공을 쌓아가기 바란다. 그런 점에서 현 단계의 그의 결단은 매우 중요하다.
지형원< 문화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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