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제의 '세느강에 띄운 e편지'
시 · 유머·기행문 버물어진 퓨전소설
| 2011. 10.12(수) 05: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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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콩트, 서간문, 시, 소설, 기행문 등이 버물어진 그야말로 퓨전이다. 수채화처럼 아름답고 경쾌하다. 그러나 그 속에는 분명 소설이 갖춰야할 모든 것을 갖췄다.
스토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중년의 파리 주재원과 서울의 가정주부가 이메일을 통해 문화예술에 대한 공감을 넓혀가다가 결국 소울메이트 사랑의 공감을 키워간다는 것이 소설의 주된 얼개다. 소설적 재미는 귀국 후 남자가 그 사실을 숨긴 채 다른 사람으로 행세하면서 또 다시 여인과의 특이한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이 긴장감과 흥미를 더한다.
그러나 소설 속에는 프랑스 문화가 흥건하게 젖어 있다. 고흐, 모네 등 화가들과 빅토르 위고, 에밀 졸라 등 작가들, 사르트르, 루소 등 철학자와 사상가들이 소개되고 파리의 에펠탑과 세느강, 베르사유 궁 등 유서 깊은 파리의 명물들도 등장, 프랑스 파리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소설을 읽는 독자들에게 파리로 날아가고 싶은 충동과 중년에 그런 사랑하나쯤 가슴에 품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저자는 프랑스의 문화와 예술을 자유롭게 유영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파리 주재 OECD한국 대표부 생활 2년여 간 직접 만나고 부딪힌 프랑스 예술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는 광주시청에 근무하는 동안 뛰어난 입담과 유머 감각으로 많은 사람들을 끌어 안았듯이 소설 속에 입담과 유머가 풀어져 있다.
정종제씨는 완도 출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정책학을 전공했으며 88년 제32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광주시 문화관광국장을 거쳐 행정자치부 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지형원 기자 mtong@mtong.kr 지형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