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배: 관능적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장미꽃
| 2011. 09.30(금) 13:14 |   |
박윤배는 최근 장미만을 집중적으로 그리고 있다. 장미는 꽃의 여왕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그 형태가 아름다울뿐더러 종류 또한 수백 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꽃의 모양도 그러하거니와 색깔 또한 다양하고 오묘해서 보는 즐거움이 적지 않다. 어디 그 뿐인가. 달콤한 향기는 아무리 감각이 무딘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능히 취하게 만든다. 또한 장미꽃의 표면은 종류에 따라 아주 고운 양탄자처럼 부드럽다. 그래서 예로부터 장미는 시인들에게는 언제나 예찬의 대상이었다. 화가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꽃을 그리는 화가 치고 장미를 그리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만큼 장미는 예술가들의 눈과 감정을 현혹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꽃이다. 그러기에 장미에 대한 신화와 전설은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박윤배도 장미에 대한 신화 하나를 새로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작업한다. 그러나 장미를 대상으로 하여 독자적인 형식미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생각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다. 수많은 화가들이 장미의 아름다움을 묘사해왔기 때문이다. 그들이 닦아놓은 길을 피하여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각오가 없다면 새삼 장미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그는 새로운 형식미라는 문제보다는 우선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장미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한다는 정공법을 채택하고 있다. 사실적인 묘사는 단순히 장미의 형태미에 대한 숙지만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원숙한 묘사력에서 비롯되는 깊이 및 세련미를 획득한 다음 새로운 형태해석을 가미하면서 독자적인 형식미를 만들어간다는 전략이다. 그래서일까. 최근의 장미 그림은 단순히 시각적인 인상에 머물지 않고 장미꽃 자체의 형태미에 대한 보다 진지한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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