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승원, 로맨스를 이야기하다
장편소설 ‘항항포포’ 출간…남도 풍경 담아
| 2011. 03.11(금) 10: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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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다산’ ‘추사’ 등 굵직한 역사소설을 주로 써온 한씨가 이번 소설에서는 로맨스를 대대적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항구와 포구들’이라는 뜻의 ‘항항포포’는 예순이 넘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여제자와 사랑에 빠지고, 제자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그를 잊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다시 묘령의 여인과 동행한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
주인공인 베스트셀러 소설가 임종산은 자신을 ‘서재에 갇혀 사는 무기수’ ‘자본주의 세상에 적응하며 살기 위해 돈이 되는 글을 쓰는 노역(勞役)의 무기수’라고 부른다. 그러던 중 임씨는 아내에게 “나 지금 살고 있는 것이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인지 어쩌는지 알 수가 없어”라고 말하곤 훌쩍 여행을 떠난다.
그 이유는 학교 제자이자 자신이 사랑한 소연이 암으로 죽어버린 충격때문이었다. 소연을 잊기 위해 집을 떠난 임종산은 여행길에 우연히 자신을 유혹하는 미스코리아 광주 진 출신의 묘연을 만나게 된다. 조폭의 아내였던 묘연은 집을 도망쳐 나와 쫓기는 상황. 조폭들의 추격을 따돌리며 임종산과 묘연은 흑산도, 홍도, 목포항, 제주도, 해남, 포항, 울릉도까지 해안선을 따라 도피여행을 떠난다.
이 책의 매력은 이 부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제자와의 때늦은 사랑을 이야기하면서도, 작품 곳곳에 아름다운 섬과 항구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점이다. 독자들로 하여금 그들이 지나간 길을 함께 따라가게 만드는 묘한 끌림이 있는 작품이다.
손옥연 기자 soy1164@mtong.kr 손옥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