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대순 시인의 자연회귀 ‘山下’

무등산 1000회 등행 기념시집

2011. 01.02(일) 22:03

원로 시인 범대순씨 (전남대 영문학과 명예교수)가 무등산 산행 1000회를 기념하는 시집 '산하'(山下)를 펴냈다.

범 시인은 전남대 영문학과 교수직에서 정년한 뒤 지난 15년 동안 매주 2번씩 무등산에 올라 2년 전 1000회를 달성한 바 있다.

시인의 제 13시집인 '산하'는 지난 2002년 이후 쓴 250편 가운데 2005년에 펴낸 시집 '나는 디오니소스의 거시기다'에 수록한 51편 이외에 90편을 수록했다.

이번 시집은 비교적 짧은 시들을 5부로 나눠 수록하고 있다.

수록된 시들은 주로 4절로 된 시가 많은데 이는 그의 지론인 기승전결로 대표되는 시에 대한 구조의 완벽을 기하기 위함이다. 특히 시의 결말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음도 특징이다.

시 '산하'나 '국화꽃이 피는 데'에서처럼 중요한 구를 반복한다든지, 전체적으로 야성, 또는 생명력을 구가하고 있음도 범 시인의 시정신의 느끼게 한다. 또한 인간본연의 실존이나 고독을 상기시키고 있으며, 무등산으로 대표되는 산을 통해 자연에 대한 회귀를 꿈꾸고 있는 듯하다.

시집 '나는 디오니소스의 거시기다'가 서양적 개념을 통해 생명력을 구했다면, 이번 시집은 동양적인 정중동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평. 그러나 전체적으로 천둥이나 벼락, 폭풍, 푸르고 붉은 원색, 짐승 등 원시적 이미지를 통해 첫 시집 이래 추구해온 생명력 또는 야성에 대한 호소와 자연에 대한 애정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김 연 기자 kimyun@mtong.kr        김 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