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형만 시집 ‘그늘이라는 말’
| 2010. 12.24(금) 14: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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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사랑’ 이후 발표했던 작품들 중에서 90여편을 가려 뽑아 묶었다. 1부 ‘손톱’, 2부 ‘미시령 옛길’ 3부 ‘그늘이라는 말’ 등 3부로 구성된 이 시집에서 시인은 “ 시쓴다는 말은 타동사가 아니라 자동사다. 시 한편에 목숨을 건다는 것 …참으로 시를 쓴다는 일이 이토록 처절할 수 없다”고 술회한다.
표제작 ‘그늘이라는 말’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늘이라는 말/참 듣기 좋다/ 그 깊고 아늑함 속에/ 들은 귀 천년을 내려놓고/ 푸른 바람으로나/ 그대 위해 머물고 싶은/ 그늘이라는 말/ 참 듣기 좋다.
그동안 누군가의 그늘에서 지냈던 작가는 이제는 스스로 많은 이들의 그늘이 되어 넉넉하게 품어주고 싶은 마음이 느껴진다. 시는 여전히 치열한 삶이기는 하지만 시인으로서의 삶은 넉넉하고 포근한 그늘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함이 스며 있다.
평론가 유성호 교수(한양대)는 허형만 시인에 대해 “ 서정의 원형을 구현하고 그것을 한결같이 심화하는 도정을 밟아온 시인이다. 그의 시적 변화는 점점 말 수를 줄이면서 내용의 명징함으로 점증해왔고 내용과 형식에서 절제와 깊이를 획득하는 쪽으로 나타났다”고 평하고 있다.
허형만 시인은 순천 출신으로 중앙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월간문학’으로 등단한 뒤 시집 ‘청명’ ‘영혼의 눈’등 많은 시집을 냈으며 영랑시문학상, 월간문학동리상, 전남도문화상 등을 수상하였다.시인시인선 간. 8,000원
김 연 기자 kimyun@mtong.kr 김 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