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희 시인 ‘대숲에서 묻는다’

2010. 07.30(금) 09:29

여든을 앞둔 여류시인 홍명희(洪明姬.78) 씨가 최근 아홉 번째 시집 '대 대숲에서 묻는다'(진원 펴냄)를 출간했다. 2004년 '사람과 사랑의 꽃으로'를 출간한 이후 6년 만이다.

시인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시를 쓰는 것이 자신의 과제이자 숙명이었다고 고백한다. "이렇게 어렵고 힘든 심정으로 詩를 써온 나의 삶을 뒤돌아 볼 때 이것이 나의 과제고 나의 숙명이란 것인가 싶다"고 털어놓는다.

"나의 詩/내가 詩를 쓸 수 있을까/또 쓸 수 있을까/다시 쓸 수 있을까/하면서 詩를 써 왔다/(중략) 나의 詩를/자랑할 마음도/선전할 마음도/잘 봐달란 마음도/아무 욕심도 없으면서/詩를 생각한다"('序詩')노시인의 시에는 지난 세월의 아픔도 절절하게 배어 있다.

"놀랍게도/손가락 마디마디가 불거져 나와/칼퀴처럼 구부러진 사람/밤이면 손 뿐 아니라/온몸의 마디마디가 쑤셔댄다고/눈물짓는 사람/(중략)/상처가 너무 굳어져/더 이상 아플 수도/아파할 수도 없는 사람에게/잊어버리고/덮어버리고/참으라고 하는가"('대 숲에서 묻는다')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한 홍 씨는 1978년 현대문학에 '凡婦의 書'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凡婦의 書' '사랑으로 가는 길' '네가 어디에 있느냐' 등의 서정시집을 발간한 바 있다.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갯벌문학동인회 등에서 활동해 왔다.


김 연 기자 kimyun@mtong.kr        김 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