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의 그림 DMZ에 묻혀 있다”
6.25 때 피난하다 항아리에 담아 묻어..중앙일보 보도
| 2010. 05.25(화) 10: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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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중앙일보가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박수근의 아내 김복순씨가 자녀와 함께 피난하다가 항아리에 그림을 담아 DMZ 안에 묻었다는 것이다.
박수근은 결혼한 뒤 아내 김복순(1979년 작고)씨의 친정인 북한 땅 금성에서 살다가 단신으로 월남했다. 김씨는 2년 뒤인 1952년 여덟 살 먹은 딸 인숙, 다섯 살 아들 성남 남매를 데리고 월남하다가 그림까지 짊어지기에 힘이 부쳐 박수근 작품들을 액자에서 분리해 둘둘 만 뒤 항아리에 넣어 땅에 묻었다고 한다.
중앙일보는 함광복 한국 DMZ연구소 소장이 김복순씨로부터 생전에 들은 증언을 싣고 있다. 함소장에 따르면 “생전 김복순씨가 ‘금성과 남대천 사이 야산에 항아리를 묻었다’고 증언했다”는 것. 함 소장은 “그림 항아리가 묻힌 곳은 군사분계선에 바짝 붙은 철원군 광삼리~남둔리 사이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함 소장은 “그림이 수십 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온전히 남아 있다면 전체 값어치는 수백억원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수근의 제수인 김정자(81)씨는 “철원군 원남면에서 피란 살던 시절 집 근처 골짜기에 있던 중공군 방공호 안에 그림 담은 항아리를 가져다 놓고 넓적한 돌로 덮어 뒀다”고 말했다. 원남면 역시 DMZ에 걸쳐 있다. 김씨는 또 “그림 숫자는 많아야 열 점 정도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생전 김복순씨가 늦가을 월남한 것으로 밝힌 반면 동서인 김정자씨는 봄이나 초여름이었던 것으로 증언했다.
박수근의 고향 양구에는 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양구교육청 뒷동산엔 그가 즐겨 그렸다고 해서 ‘박수근 나무’라고 이름 붙여진 수령(樹齡) 300년 된 느릅나무 두 그루가 남아 있다. 양구읍 정림리에는 박수근미술관이 서 있다. 양구군에서 돈을 대 2002년 문을 열었다. ‘빈 수레’ ‘굴비’ ‘두 남자’ 등 박수근의 유화 5점을 소장하고 있다. <정리= 편세라 기자>
편세라 기자 psr@mtong.kr 편세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