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신데렐라 언니’ 그림전 화제
여수출신 요절화가 한국의 로트렉 ‘손상기’ 전
| 2010. 04.22(목) 14: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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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드라마의 대화 장면으로 등장했던 손상기 전시회 ‘시들지 않는 꽃’이 현재 서울 청담동 샘터화랑(02-514-5122)에서 열리고 있다. 다음달 30일까지 계속. 드라마 속에서는 작가가 살아 있지만 사실 그는 오래전에 타계한 요절 작가다.
(1949~1988)
여수 출신인 그는 원광대 미술대학에서 수학했는데 세 살 때 앓은 구루병으로 평생 척추 장애에 시달렸다. 그는 39살에 요절했는데 서울 아현동 일대 홍등가의 작부를 모델로 그린 손상기의 ‘취녀(醉女)’ 시리즈와 맥이 통한다. 그는 자신의 슬픔과 외로움을 그림으로 승화했다.
손상기는 생전 ‘한국의 툴루즈 로트레크’라 불렸다. 프랑스 화가 툴루즈 로트레크도 같은 병을 앓았고 평생 거리의 사람들을 그림으로 남겨 귀족사회의 모순을 비판했다. 서로가 비슷한 환경과 처지이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가 ‘신데렐라 언니’의 드라마에 등장하게 된 것은 오랫동안 그의 작품을 수집해왔던 샘터 화랑의 엄중구 대표가 드라마 작가인 김규완씨에게 손상기에 대한 얘기를 해준 적이 있는데 그에 대한 특별한 관심 때문에 배경으로 등장한 것.
침대 위에 지팡이 하나만 덩그러니 놓인 ‘영원한 퇴원’은 평생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가 심부전증으로 사망한 손상기가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고 그린 듯한 작품이다. 달동네의 쓸쓸한 풍경을 담은 손상기의 ‘공작도시’는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서 재벌가의 버려진 자식으로 등장하는 남주인공의 상처 받은 내면을 드러낸다.
고향 여수의 바다와 어시장을 배경으로 작업하다가 1979년 상경한 손상기는 아현동 굴레방다리 근처의 화실에 살며 도심 변두리 삶을 ‘공작도시’란 시리즈로 담아냈다. 1982년 ‘공작도시-신음하는 도심’이란 작품으로 한국미술대전에서 입선하기도 했다.
손상기는 생전에 박고석, 김기창 등 원로 작가들에게서 재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주류화단과 현실적 조건에 타협하지 않으며 묵묵히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추구했다. 한편 지난 2008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20주기 회고전이 열리기도 했으며 샘터 화랑의 주선으로 고향에서도 한차례 전시회가 개최된 바 있다.
편세라 기자 psr@mtong.kr 편세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