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양회성 '버려진 막대기 하나'

2025. 05.19(월) 09:50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외진 길모퉁이에
버려진 막대기 하나

어느 날
길 가던 목수에게 발견되어
깎고 다듬고
기름칠해
새롭게 태어났어요.

우리가 우러러보는
교향악단 지휘자의 손에
안겼어요.

쓸모없고 보잘것없는
버려진 막대기 하나
빛나는 지휘봉으로
찬란하게 태어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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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노르웨이 군대가 밤에 스코틀랜드를 기습하다가 엉겅퀴에 찔려 소리를 낸 탓에 격퇴할 수 있어 엉겅퀴는 스코틀랜드 국화가 되었다. 안데르센의 동화 ‘엉겅퀴가 겪은 일’은 부잣집 도련님이 엉겅퀴를 따 달라는 스코틀랜드 아가씨의 부탁에 가시에 찔리며 꺾어 주는데, 겨울이 되어 갈 곳이 없던 엉겅퀴가 태양에게 들어갔다는 내용이다. 엉겅퀴는 지혈 약효가 있고 4월의 여린 잎은 나물이기도 하다. 동시 ‘버려진 막대기 하나’는 세상 만물은 다 그 쓰임새가 있으니, 하찮다고 업신여기거나 못났다고 비웃지 말라는 것이다. 갈고 닦으면 빛이 나리라.

김 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