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윤창혁 '나비'

2024. 04.22(월) 09:10

두 갈래머리 딴
어린이가
세발자전거 타고 간다.

노랑나비가
어린이 머리 위에
앉고 싶어 뒤를 따라간다.

점점 가까워져
살며시 내려앉는다.

나래를 폈다 접었다
나비가 세발자전거 타고
어린이와 친구 해 소풍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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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그의 책 ‘티마이오스’에서 만물은 흙, 공기, 불, 물의 4원소로 구성되어 있고, 미지의 우주 원소를 ‘에테르’라고 했다. 그리스어로 ‘순수하고 신선한 공기’인 제5원소 에테르는 필멸의 인간과 불멸의 신들이 살아 숨 쉬는 순수한 본질이다. 윤창혁 시인의 동시 ‘나비’에서 세발자전거를 타는 갈래머리 어린이 머리 위에 나비가 살며시 내려앉자, 자전거는 나비가 타는 자전거가 된다. 이 발상의 전환은 순수한 에테르가 아니고선 설명할 수 없다. 야만의 전쟁 포격에 방공호로 들어가는 어린이에게도 나비를 보내 주고 싶다.

김 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