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이옥근 '고양이 달의 전설'
| 2023. 12.21(목) 09: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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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가 살고 있대
비 오는 밤이면 하늘 어딘가로 숨고
흐린 밤에는 구름 위에서 기다리다가
밤하늘 맑아지면
고양이 달은
동그란 눈 살짝 뜬 채
지구 고양이 안부를 묻곤 한 대
담벼락 타던 도둑고양이
골목길에 웅크린 길고양이
거실 창가에 앉은 집고양이
눈빛 주파수 서로 맞추며
소식 주고받는대
비 오는 날이나 흐린 날
고양이가 밤새 우는 이유는
고양이 달이 그리워 우는 것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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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명량대첩 뒤 이순신은 ‘이는 실로 천행이었다’고 했다. 천행은 하늘이 내린 큰 행운이다. 이때 이순신의 하늘은 수백여 척 피난선의 난민과 돌쇠, 마당쇠 등 성 씨가 없는 천민 격군이다. 명품 탐욕에 걸핏하면 흥청망청 잔치판인 원균 같은 통치 세력이 아니다. 이옥근 시인의 동시 ‘고양이 달의 전설’은 하늘의 고양이, 땅에 사는 도둑고양이까지 눈빛 주파수를 맞추며 소통하는 평등 세상이다, 시의 뜻이 링컨의 ‘국민의, ~에 의한, ~을 위한’이란 게티즈버그 무명용사 묘지 헌사에 닿아있으니, 평생에 그런 세상에서 살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김 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