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이꽃별 '화안한 웃음꽃이 피었다'

2023. 10.23(월) 15:31

심술궂은 꽃샘바람에
개나리는 꼭꼭 숨었다
날마다 기다리다 지쳐서
뾰로통해진 송이

어느 날
노랑 옷 개나리가
까꿍

송이 얼굴에도
화안한 웃음꽃이 피었다

산수유
목련 흐드러지고
개나리 친구 진달래까지
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해설>
36계책은 고대 중국의 병법서로 주로 속임수에 관한 것이다, 그중 최상책인 서른여섯 번째는 바로 줄행랑이다. 이 줄행랑은 국가로서는 패망, 개인으로서는 후대의 치욕이다. 웃음꽃은 나 혼자만의 웃음이 아니다. 실실 흘리는 웃음이 아니라, 입 크게 활짝 웃는 ‘까꿍’이다. 시인 이꽃별(명순)의 광주전남아동문학인회 연간집 표제 동시 ‘화안한 웃음꽃이 피었다’의 활짝 웃음은 꽃까지 피운다. 이득이 있으면 실실거리고 아니면 줄행랑을 놓는 세태는 뾰로통이 당연지사이다. 우리 모두의 ‘까꿍’이 화안한 웃음꽃으로 흐드러지게 피었으면 참 좋겠다,

김 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