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방승희 '좋은 사이'

2023. 07.04(화) 11:05

억새들 겨드랑이
잘 봐 봐.

갈바람이
마구마구 간질이고 있잖아.

까르 까르
까르르 웃다가

함께 뒹구니까 좋잖아.
참 사이좋아 보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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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원시종교 힌두의 창조신 브라마, 다스림신 비슈누, 단죄신 시바가 인간을 만든다. 눈, 귀, 코, 혀, 살갗에 손, 발, 발성, 배설, 생식 기능을 보태고 색깔, 소리, 향기, 맛, 교감 능력을 더하고도 스물다섯 변화가 또 있다. 이렇게 만든 인간은 곧 우주이다. 이 원초의 세계는 신의 일이라 참 어렵다.
하지만 방승희 시인의 세상은 참 쉽다. 그저 억새들 겨드랑이 간질임처럼 ‘까르 까르르’ 웃다가 함께 뒹굴면 된다. 신이 어렵게 만든 우주가 시인의 동시 한 편에 가장 쉬운 말로 담겨 있다. ‘좋은 사이’ 되기가 그렇게 어렵나요? 하고 묻는다.

김 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