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정명희 '꽃의 번호표'

2022. 11.28(월) 14:47

은행 가고
병원 가서
번호표 뽑고
기다리듯

우리 동네 중외공원
홍매화 펑펑
동백 수줍게 피고

이제 노오란 산수유
하얗게 필 목련, 벚꽃
번호표 뽑고
기다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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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나는 어떻게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 생각해보면 알 수 없는 시간의 기다림이었구나 한다. 그러고 보니 우리 삶은 모두 기다림이다. 할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진인사대천명’이 그것이다. ‘순천자흥, 역천자망’은 하늘의 순리에 따르면 이루어지고, 거스르면 이룰 수 없다는 가르침이다. 그러기에 기다림은 곧 자연이다. 우리는 모두 이 자연의 이치와 순리에 따라서 오고 간다. 정명희 시인은 동시 ‘꽃의 번호표’에서 그걸 번호표라고 했다. 그렇구나. 이 번호표는 자연의 순리이고 이치이며 하늘의 뜻에 따르는 기다림이구나.

김 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