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양인숙 '모래 한 알'

2022. 10.24(월) 14:42

작은 돌 하나
자리 지키지 않음
천년 탑도
시나브르 무너진다.

나는
볼품 없는
먼지만큼 작은
자리 잘 지키는
모래 한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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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단단한 얼음덩이를 쪼갤 때 큰 칼이나 망치가 아닌 바늘을 이용한다. 커다란 바위도 작은 틈새의 물이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갈라진다. 쉽게 무너지지 않던 철옹성도 내부의 동조자가 열어주면 쉽게 함락이 된다. 세상사는 그렇게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살아가면서 부귀와 공명도 누리면 좋겠지만, 세상의 주인은 키 큰 어른이 아닌 키 작은 어린이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은 어른들이 지킬 의무이자, 책무이다. 소중하고 고귀한 우리 어린이들이 자신이 존중받는다는 자존감을 가졌으면 참 좋겠다.

김 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