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이문석 '눈'

2021. 12.12(일) 20:47

눈이 옵니다.
겨울의 편지.

먼 나라
따뜻한 남쪽 세상 그리워
밤새도록
써서 띄우고,
써서 띄우곤-

하얀 이글루
타오르는 기름불 아래서
아이들이 날려 보낸
그리움의 연.

북쪽 나라
에스키모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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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우리나라는 참으로 복 받은 나라다. 봄이면 제비가 입에 문 버들잎 편지, 그 버들 편지 하늘하늘 언덕에서 나물 캐는 봄 처녀의 아지랑이 편지. 여름이면 소나기 지나간 하늘에 무지개 편지, 뭉실뭉실 피어나는 하얀꽃 뭉게구름 편지. 기럭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면 오색 가을 단풍잎 편지, 논두렁 벼 이삭도 고개 숙여 편지 쓰고, 주렁주렁 감나무에 빠알간 까치감 편지. 펄펄 눈 오는 밤, 타오르는 기름불 아래서 연필에 침 발라 꾹꾹 쓴 에스키모 아이들의 하얀 편지. 이문석 시인의 동시집 ‘줄은 기러기 줄’의 동시 ‘눈’을 읽으니 사계절 편지가 절로다.

김 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