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담시 목어를 울린 것이 아니랑께우’
장민하 시인 제 6시집
| 2016. 12.23(금) 16: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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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시집 발간 이후 12년 만에 낸 이번 시집은 상당이 작심하고 쓴 시들이 박혀 있다. 마지막 양심이라고 믿었던 시인들이 타락하는 세상, 시를 자기변명으로 여기는 문학의 현실에서 시인은 혼자만이라도 불의와 불법에 항거했던 시정신으로 되돌아가 정신 바짝 차리자라고 호소한다.
시인은 특히 최근 뇌출혈로 오랫동안 병원신세를 져야했고 언제나 언덕이 되어주었던 아버지마저 떠나보내는 아픔 속에서 인생의 깊이, 시의 깊이를 새삼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이 시어들이 더욱 정제되었고 사투리로 사용한 언어들 역시 전혀 억지스럽지 않아 내적 성숙미가 느껴진다.
모두 5부로 구성된 이집은 1부 ‘나무처럼’표제작을 비롯해 19편, 2부 ‘나도 저 달과 같아서’등 16편, 3부 ‘삐비꽃 피는 언덕에서’ 등 16편, 4부 ‘수련이 있는 풍경 너머로’ 등 19편, 5부 ‘고향 바다로 와서’ 등 7편 등 모두 77편의 작품을 실었다.
한 젊은 비구니가 한밤에 목어를 치고 있었지라우/ 근 디 소리가 하도 시끄럽다고/ 늙은 여승이 자다가 나와 / “왜 그러냐‘ 고 물었당께요/ 지라고 맬곱시 묵어를 울리고 잡겄어요/ 그러나 늙은 여승이 되게 책망할 줄 알았는디/ 돌연 합장을 함시롱/ ”용서해라’ /“ 애기는요”/ “애를 위해 살아라 그것이 부처니라”/ 무릎을 꿇고 있던 젊은 비구니가/ 그 주지의 품에 와락 달겨들어/ 울어 울어 쌓는디 아, 글씨 나한 깎던 내가 다 시끄러워 죽겁습디다/ 그 울음소리가 새벽녘까지 간간히 이어지드만/ 아침에 깨본께 / 늙은 여승이 먼발치 애처롭게 내려다보며/ 눈물바람 허고 있드라구요/ / 갔시유?/ 부처가 다녀간 게야/ 에이고 나무관세음보살/ 아따 거 , 부엉이 울어쌓은 온밤 내/ 까닭없이 눈물이 베갯잇 적시는디 …/
“넌 또 어딜 가려고 그러냐” / ‘나한 그만 깎고 절로 들어가야 쓰겄소“
표제작 ‘무담시 목어를 울린 것이 아니랑께우’의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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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하 시인은 무안출신으로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92년 첫시집 ‘아프게 울고 아프게 웃고 아프게 사랑하고’를 출간하면서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계간 ‘오늘의 문학’ 가을호 시부문 신인상, 월간문학 신인상에 시조로 당선 된 바 있다.
이후 호남시조시인협회로부터 제 17회 시조문학상, 광주문인협회 주최 백일장 일반부 대상, 서울신문사-국가보훈처 주최 호국문예 시부 우수상, 전태일기념사업회 주최 전태일평전 감상문 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광주문인협회 회원, 광주시인협회 이사, 호남시조시인협회 사무국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의:010-4937-7186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