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羅州)와 영산강(榮山江)
| 2011. 10.01(토) 21:19 |   |
그런가 하면 나주의 ‘다시면’(多侍面) 지역에서는 금호강(錦湖江)이라고 불렀다. 아시아나 항공과 금호고속을 보유한 금호그룹의 창업자 박인천씨가 태어난 곳이 바로 이 ‘다시’이다. 그래서 그룹 이름도 ‘금호’(錦湖)라고 붙였지 않았나 싶다. 나주는 이 ‘비단호수’ 같은 금호강, 즉 영산강 때문에 전라도의 중심도시가 되었다. 조선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전주 다음에는 광주가 아니라 나주였던 것이다. 그만큼 나주는 350리 영산강을 매개로 하여 호남의 조운(漕運)과 해상물류의 중심지였다. 나주는 내륙에 있는 도시였지만, 동시에 항구도시이기도 하였다.
영산창에 집산되어 있던 전라도의 수많은 세곡(稅穀)을 실은 배가 출발하던 항구가 바로 영산포였다. 영산포에서 출발한 배는 서해안을 따라 올라가 김포를 통하여 한양으로 도착했던 것이다. 마치 경부고속도로와 같은 국가 동맥의 역할을 하였다. 지금도 지도를 보면 신안군 일대의 수많은 섬들 일대가 ‘나주군도’(羅州群島)라고 표시되어 있다. 조선은 물론 고려시대부터 이러한 섬 지역이 나주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음을 시사한다. 나주가 어머니라면 이러한 섬들은 아들과 같다. 모자관계와 같았다. 영산포(榮山浦)라는 이름도 고려말에 흑산도 사람들이 왜구를 피해서 나주에 이주해 살면서 붙인 이름이 아니던가.
7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나주 영산포에는 배가 들어올 수 있었다. 그러나 80년대 초반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서 영산강 하구에 4.3㎞의 둑을 쌓으면서 뱃길이 끊겼다. 영산강을 통한 해상물류가 차단된 것이다. 요즘 이 영산호 일부 상류가 물고기도 못 사는 6급수로 전락하였다. 영산강 하구둑을 허물거나, 아니면 부분개방을 해서 바닷물이 드나들 수 있도록 해야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썩은 물을 되살리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고 한다. 치수(治水)가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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