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달인에게 듣는 '중국음식의 모든 것'
영발원 주방장 겸 사장 장경발씨
| 2011. 03.28(월) 16: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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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1945년 중국 산동에서 인천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와 1955년 광주시 임동에 개업했으니 문을 연지는 58년이 되었다. 간판에 since 1952라 붙여야 맞다. 장경발 달인에게 중국음식의 모든 것을 묻는다.
▲ 중국음식가운데서 가장 비싼 메뉴가 무엇인가?
제비츄리다. 바다제비들이 생선을 물어와 집을 짓는데 그 집을 뜯어서 요리를 한다니 값이 따로 없다. 부르는 게 갑이다. 광주에서는 맛보기 어렵고 고급 호텔에서나 가능하다.
▲ 대표음식은 자장면인가?
그렇다. 그러나 중국에는 없다. 자장면은 ‘장을 볶는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것이다. 밀가루로 만든 까만색의 춘장을 볶아서 만든 국수란 의미다. 중국에서 건너온 화교들이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만든 요리다.
▲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중국음식은?
탕수육이다. 돼지고기나 쇠고기, 닭고기 등을 달콤하고 새콤하게 만든다는 의미데 한국인들의 입맛에 가장 잘 맞아 어린이에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두 좋아하다 . 그 가운데서도 돼지고기로 만든 탕수육을 가장 많이 찾는다.
▲ 깐풍(乾烹)이라는 말이 많이 들어가는데?
깐풍이란 말린 것이란 뜻인데 깐풍기는 닭고기를 튀겨만든 요리다. 깐풍육은 돼지고기 요리이고 대구깐풍은 대구를 튀겨 만든 요리라고 이해하면 된다.
▲오향장육(五香醬肉)은 무엇인가?
오향(五香 : 회향풀, 계피, 산초, 정향, 진피(귤껍질 말린것))으로 향을 낸 간장에 돼지고기를 조린 후 얇게 잘라낸 요리다. 만약 재료가 쇠고기라면 오향장우육(五香醬牛肉)이라고도 한다.
▲마파두부(麻婆豆腐)는?
중국의 마(麻)씨라는 노파(婆)가 처음 만든 두부요리라서 붙은 이름이다. 두반장(또는 고추장), 마늘, 파 등을 기름에 볶다가 주사위 모양으로 네모나게 썬 두부를 넣고 만든 요리이다.
▲류산슬(溜三絲)은 무엇인가?
류(溜)는 '전분물을 끼얹은 (그래서 걸쭉해진)'이고, 산(三)은 '세가지 재료', 슬(絲)은 '가늘게 썰다'라는 뜻이다. 유슬짜장(肉絲炸醬)도 돼지고기(肉)를 가늘게 썰어서(絲) 넣었다는 의미다.
▲팔보채(八寶菜)는?
팔보(八寶 : 빠빠오)는 한자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8가지 진귀한 재료'라는 뜻이다. 채(菜 : 차이)는 '채소, 요리, 반찬'. 풀어서 말하면 해삼, 새우, 오징어, 등의 해물과 죽순 등의 야채를 함께 볶은 요리로, 맛이 시원하고 상큼하다.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요리는?
사천짜장, 짬뽕, 라조기 등이 있다. 사천짜장은 일반 짜장에 고추기름을 넣은 것으로 매콤한 것을 찾는 젊은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
짬뽕(炒馬麵 : 쇼우마멘)은 각종 야채와 해물을 기름에 볶은 후, 고추기름과 육수를 넣고 끓이다가 면을 말아서 만든 것으로 중국식 우동에 고추가루를 넣어서 맵게 한 음식이다. 짬뽕도 중국 현지에는 없는 요리이다.
라조기(辣椒鷄)의 라조(辣椒 : 라쟈오)는 '고추', 기(鷄 : 지)는 '닭'을 뜻한다. 양념한 닭고기를 튀긴 후, 죽순, 양송이, 표고버섯 등을 함께 넣고 맵게 볶은 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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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음식 달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중국음식의 가장 큰 특징은 볶고 튀긴다는 것이다. 요리의 90%정도가 볶아서 내는 요리다. 가장 중요한 요리법은 칼질이다. 크게 써느냐, 채로 써느냐에서 요리가 달라진다. 요리의 이름도 들어간 재료나 개수에 따라 달라진다.
▲튀기는 요리가 많은데 무슨 기름을 쓰나?
예전에는 돼지비계로 기름을 짜서 식용유를 대신해 쓰기도 했다. 돼지비계 기름으로 했을 경우, 더 고소한 맛은 있지만 식었을 경우 하얗게 굳어버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일반 시중에 있는 콩기름을 사용한다.
▲중국음식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재료는?
양파다. 반찬으로 나오는 양파를 시작으로 모든 요리에 양파는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양파가 기름기 있는 음식의 느끼함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 중국 요리사가 싫어하는 요리는?
간짜장이다. 자장면의 경우 물을 넣고 같이 볶으면 되지만, 간짜장은 물을 넣지 않고 양념이 타지 않게 볶아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재료도 자장면의 두 배가 들어가고, 후라이팬에 야채가 잘 눌러 붙어 다른 요리와 함께 병행할 수도 없어 요리사들이 망설이는 요리다.
▲ 중국음식을 맛있게 먹는 방법은?
천천히 맛을 음미하면서 먹어야 한다. 급히 먹으면 채하고 다이어트에도 지장이 많다.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 자체를 즐길 줄 알아야한다.
▲ 중국식당에서 권하는 술은?
배갈(고량주)인데 이는 흰 술이라는 뜻이다. 배갈 가운데서는 대만에서 나온 금문 고량주가 좋다. 맛도 좋고 향도 괜찮다.
▲음식점을 경영하는 철학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음식을 만들되 돈은 필요한 만큼만 번다는 것이다. 평일에는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 오후 5시에서 9시까지만 일을 하고, 일요일은 쉰다. 필요한 만큼 돈을 벌면 되는 것이지, 악착같이 돈을 욕심내고 싶지 않다. 배달을 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면의 특성상 빨리 식어버리니까 좀 더 맛있는 음식을 위해 배달을 그만뒀다.
손옥연 기자 soy1164@mtong.kr 손옥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