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광부 구조드라마 'The 33' 전세계 동시 출간
“혼자 꾸는 꿈보다 함께 꾸는 꿈의 위력은 위대하다”
| 2011. 02.10(목) 00:15 |   |
|
저자는 당시 사고 현장에 설치된 프레스 라인 안에 유일하게 들어가 구조작업을 단독 취재했던 미국의 저널리스트 조나단 프랭클린(Jonathan Franklin)이다. 그는 칠레 당국으로부터 '구조대' 신분증을 얻어 구조 과정을 눈앞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갱도에 갇힌 광부들의 지하 생활에서부터 심경의 변화, 광부 개개인의 사연, 구조작전의 시행착오 등을 이 책에 생생하게 담아냈다.
또 구출된 광부들과 그 가족들, 구조대원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 등 120여 명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광부들의 극적인 구조 드라마를 재구성했다. 특히 기적의 드라마를 만들어낸 광부 33명 대부분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으며 성공적인 인생을 살지도 못했다.
사연도 제각각이었다. 아이의 보육비를 벌기 위해 첫 출근한 광부도 있었으며 일을 쉬라는 아내의 만류를 뒤로하고 51년째 묵묵히 일해온 늙은 광부도 있었다. 또 첫 아이의 출산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광부도 있었으며 강진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고 광산에서 새 출발을 하려는 광부도 있었다.
이들은 갱도에 갇히자 절망에 빠졌고 통제력을 상실했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광부들은 서로를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말다툼을 벌였고 홀로 탈출을 시도한 광부도 있었다. 정신적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하루 종일 누워 지낸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작업반장 우르수아를 중심으로 단합했다. 특히 매몰 5일째 되던 날 들려온 드릴 소리는 두려움과 절망을 견뎌낼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줬다. 그러다가 드릴 소리가 멈추었을 때 광부들은 죽기로 결심하고 작별 편지를 쓰기도 했다.
저자는 광부들이 매몰된 작년 8월5일부터 33명 전원 구출된 10월 13일까지 날짜별, 시간별로 광부들이 69일간 벌인 사투(死鬪)를 한 편의 드라마처럼 실감 나게 묘사했다.
저자는 "인간관계로 똘똘 뭉친 믿음과 희망의 연대"가 기적을 만들어 냈다고 말하고 있다. 혼자 꾸는 꿈은 절망적일 수 있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혼자 꾸는 꿈보다 몇 배의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흔들리는 희망들이 모일 때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 강한 희망의 연대가 되는 것이다. 한 사람의 희망보다 어려움에 직면한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갈망하는 희망의 연대는 더 힘이 세다.”
한편 월드김영사는 출판사 김영사가 설립한 계열사로서 이 책이 데뷔작이다. 이원경 옮김. 324쪽. 1만2천원.
박민정 기자 mjpark@mtong.kr 박민정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