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소설가가 쓴 여행기 ‘낯선 땅에 흘리다’
김연수 나희덕 박성원 성석제 등 11명 참여
| 2011. 01.21(금) 07:45 |   |
김연수, 김중혁, 나희덕, 박성원, 성석제, 신이현, 신현림, 정끝별, 정미경, 함성호, 함정임 등 다양한 문인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각 포르투갈, 스웨덴, 미국, 라오스를 비롯해 아프리카와 제주도까지 세계 곳곳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그곳에서 발견한 자신의 모습을 전한다.
소설가 김연수씨는 스페인의 중세 도시 살라망카에서 국제버스를 타고 9시간 남짓 달린 끝에 포르투갈 리스본에 도착했다. 그는 그곳이 리스본의 세트히우스 버스 정류장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 다른 건 아무것도 몰랐다. 리스본의 중심가인 바이샤-알투의 지하철역을 빠져나오자 근사한 카페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펼쳐졌다. 마침내 그는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인지 절대로 알지 못한다’는 생각에 다다랐다.
소설가 김중혁씨가 찾은 스웨덴의 스톡홀름 공원묘지는 그의 장편소설 ‘좀비들’의 무대가 된 공간이다. 북유럽의 묘지들을 돌아다니며 수없이 바라본 묘지의 느낌과 기억이 그의 소설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엿볼 수 있다. 그는 “행복이라거나 불행이라는 짤막한 단어로, 혹은 삶의 의미라거나 꿈같은 추상적인 단어로 그들의 삶을 추측하고 싶지 않았다. 눈발이 흩날리는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몇 개의 묘지를 보면서, 멀어지고 작아지는 교회의 십자가를 보면서 평생 다시는 와 보지 못할 먼 이국땅에 묻힌 죽음을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김 연 기자 kimyun@mtong.kr 김 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