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화정(悅話亭, 보성)
| 2009. 12.17(목) 11: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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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앞에는 아담한 일각대문, 연못, 정원에 심어진 벚, 목련, 석류, 대나무등이 주변의 숲과 어울려 아름다운 공간을 연출하며 별다른 정원시설은 꾸미지 않았으나 전통적 한국 조경의 수법을 잘 간직하고 있다.
열화정 주변은 숲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앞으로는 ㄱ 자형의 연못을 두었다. 연못에 물이 차면 바깥으로 난 물길을 통해 비탈진 내를 따라 마을로 흘러간다. 열화정 주변에는 대나무를 심어 바람이 불면 그 소리가 열화정의 운치를 더한다.
안으로 들어가면 이중의 축대 위에 정자를 지었다. 층이 진 축대의 아랫단을 바라보면서 우측 끝에, 누각의 형태인 마루를 놓아 개방한 연정(蓮亭)을 두었다. 삼면을 평범한 난간을 두른 연정은 누마루를 깔고, 그 뒤에도 역시 축대를 쌓았다. 연정의 돌출된 앞부분을 뺀 남은 건물은 이단의 축대 위에 올려놓았다.
정자를 바라보면서 좌측으로부터 아궁이와 다락, 두 칸의 방을 드렸고, ㄱ 자로 꺾인 부분은 판자로 벽을 마감하였다. 열화정은 이런 형태로 볼 때 단순한 정자로 지은 건물이 아닌, 사랑채를 생각해 지은 집이란 생각이다. 아궁이와 아궁이방, 그리고 두 칸의 방과 마루, 그리고 돌출이 되어 나온 정자 안의 작은 정자 연정. 이러한 아름다운 모습이 바로 열화정이다.
열화정은 짜임새가 있다. 또 공간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지었음을 알 수가 있다. 아궁이방과 아궁이를 연결하는 작은 쪽문을 내어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방에서 바로 아궁이로 나갈 수 있게 만든 점. 그리고 두 칸의 방에서 바로 연정으로 연결을 하는 툇마루를 놓았다는 점에서, 열화당의 뛰어난 구조를 알 수 있게 한다.
뒤편으로 돌아가면 작은 툇마루가 있는데 정자 앞의 경치만 보다가 싫증이 나면 뒤편 툇마루에 앉아 대나무의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날이 추워지면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아랫목에 앉아 따뜻한 술 한 잔 나눴을 것이다.
한편 열화정은 일제말기 이관희, 이웅래, 이양래 등이 모여 서로의 마음을 묶어 일본제국주의에 항거를 하기 위한 모임을 가졌던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여러 영화가 이곳에서 촬영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