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권희표 '한 박자'

2021. 05.03(월) 14:55

아빠가 심어준 한 박자
한 박자는 몇 초의 짧은 쉼
말과 행동보다 앞서는
마음가짐입니다

화났을 때
숨 한 번 크게 쉬며 고르고
도로를 건널 때
오른쪽 왼쪽을 살피는
할 일 시작하기에 앞서 갖는
잠깐의 여유입니다

아빠가 심어준 한 박자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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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호시우행, 우보만리라고 한다. 생각은 신중, 결단은 칼, 행동이 화살이면 귀신도 피한다고 했다. 고인이 된 정주영씨는 아버지에게 갚을 소 값을 북한 주민에게 대신 갚았다. 1000마리에 한 마리를 더한 것은, 지속적인 갚음의 의미였고 또 임신한 소를 많이 포함했다고 한다. 그렇게 어린 시절 담은 생각을 평생의 업으로 마침내 실천하니, 후세의 귀감이 되고 교훈으로 남았다. 권희표 시인의 동시 ‘한 박자’는 그 모든 걸 사랑이라고 단언한다. 밥상머리 교육이 사라진 세상에서 참으로 소중한 가르침이다.

김 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