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광주역, 마지막 풍경' 은 어떤 모습일까?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김지연 초대전
5일~8월 18일까지 광주시립사진전시관
2019. 06.10(월) 20:51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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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주역, 마지막 풍경>전은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하는 김지연 작가가 남광주역이 사라지기전 2년여에 걸쳐 거의 날마다 기록자의 마음으로 카메라에 담은 모습들을 보여주게 된다.
남광주역은 보성, 고흥, 장흥 등 남해 바다로 통하는 남쪽 관문으로 2000년 8월 경전선의 광주외곽 이설로 역이 폐쇄될 때까지 광주 근·현대 경제발전의 중요한 한 축이었다.
이번 <남광주역, 마지막 풍경>전에는 남광주역이 폐쇄된다는 소식을 들은 작가가 1999년부터 2000년 두 해 동안 새벽의 남광주역의 플랫폼과 대합실, 역 앞 공터를 오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을 포착한 사진 작품 85점이 전시된다.
전시 작품들은 ‘플랫폼’, ‘대합실’, ‘도깨비 시장’, ‘마지막 날’이라는 네 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되며 작가가 그동안 작업해 온 성과들과 자료들을 한 자리에 모은 아카이브를 비롯 사진집도 전시된다.
김지연 작가는 ‘플랫폼’ 섹션에서 새벽에 벌교, 보성, 고흥, 장흥 등에서 나물과 수산물을 가지고 남광주역으로 오는 여인들의 삶의 노고를 작품 속에서 보여주고 있다. 사진 속에 등장하는 여인들의 양손과 머리위에는 어김없이 보따리가 들려져 있는데 무거운 보따리를 들고 플랫폼에서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거나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리면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아련하다.
‘대합실’ 섹션의 사진작품들은 남광주역 대합실과 사무실에 놓인 전화기, 무전기, 운전협의판, 남광주역 운전협의서 등 남광주역에 있는 일상의 사물을 클로즈업함으로써 사라질 대상의 흔적을 쫒아가는 시선을 통해 남광주역을 기억하게 한다.
‘도깨비 시장’ 섹션은 1970년대부터 남광주역에 이른 새벽 기차가 도착하면 나물과 수산물이 남광주역 앞 공터에 펼쳐지면서 장(場)이 형성되었다가 오전 9시쯤이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도깨비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과 장을 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기록하였다.
‘마지막 날’ 섹션에서는 2000년 8월 10일, 70년 동안 광주를 대표하는 역에서 폐역이 되어버린 남광주역의 마지막 날 전경과 2000년 무더운 여름날 남광주역이 철거되는 과정을 찍은 작품에서 시간과 공간의 깊이 있는 공감과 성찰이 가득하다.
김지연 작가(1948 ~)는 광주출신으로 1999년 사진작업을 시작한 이래 2002년 첫 개인전 <정미소>전 이후 <나는 이발소에 간다>, <묏동>, <근대화상회>, <낡은 방>, <자영업자> 등 다수의 개인전 통해 사회적 일상성을 주제로 우리 주변의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현재 전주 서학동 사진관 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 전승보 관장은 “김지연 사진전에서는 작가가 쓸모를 다하여 사라져 버린 남광주역의 공간과 사물의 흔적들에 초점을 맞추고 소멸의 과정을 겹겹이 드러내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고 “이번 전시회를 통해 광주지역 사람들이 남광주역에 담긴 역사와 의미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한다.
한편, 광주시립미술관 오는 26일 오후 3시에 사진전시관에서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