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범의 ‘걸음걸음의 흔적’전
25일~6월 3일까지 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
| 2017. 05.21(일) 11: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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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범 작가는 광주출신으로 조선대 사범대학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평생을 교단에 근무하면서 작품 활동을 했다. 특히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음을 자랑스럽게 여겼던 그는 아버지의 일하는 모습, 동네어귀의 마을사람들의 모습을 즐겨 그렸다. 민중미술로 일컬을 수 있지만 ‘무서운 그림’이 아닌 힘겨운 서민의 삶을 통해 미학적 진실을 찾으려 노력했다.
‘사라지는 풍경들’ ‘양파수확’ ‘설득’ ‘세월’등의 작품은 그야말로 서민들의 삶의 모습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내면이 드러난다. 그러나 ‘공수부대 만행’ ‘아들의 낫을 가는 아버지’ 등의 작품에서는 잘못된 현실에 대한 고발이나 기록 등의 강한 의지가 드러난다. 그의 그림은 밑 작업에서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많은 노력과 시간을 경주하기 때문에 밀도감이 높다. 개인전은 지난 1982년 단 한차레만 가졌다.
이사범은 초기에는 무등회, 청동회 등의 그룹 활동을 하면서 기성화단에 순응했으나 80년 5월 광주항쟁을 겪은 뒤 미술세계에 대한 페러다임이 바뀌게 된다. 이후 사회참여 예술을 지향하는 ‘광주전남미술인공동체’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광미공의 행사인 5월전, 동학100주년기념전, 제 1회안티비엔날레, 통일 미술제, 민족미술 15년 전 등에 참여하였다. 또한 4.3항쟁기념전(제주), JAALA전 (일본), ‘삶의 현장’전 , ‘생명의 강’전 등에도 꾸준히 참여했다.
그는 광주전남 미술인공동체 회장, 광주민예총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광주미술상 운영위원, 광주 민예총 미술분과회원 .광주민미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크루베가 말했던 “나는 천사를 보지 않았기에 천사를 그리지 않는다.”는 말을 가슴 깊이 새기고 ‘밥먹고, 일하는 주변의 이야기’에 눈을 돌렸다. 그는 주변의 삶과 이야기를 통해 아름다운 것은 아릅답게, 그렇지 않은 것은 슬프거나 비판적 생각을 화폭에 담아냈다.
임종영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는 “ 80년 5월을 계기로 유미주의적 그림을 청산하고 사회과학 서적을 탐닉하면서 시대의 아픔을 화폭에 담으려 고민해왔다.”면서 “ ‘시 장사람들’ ‘시대상황의 표현’ ‘농어촌 사람들’을 테마로 회화적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사범이 그림 ‘시장 사람들’은 주로 시골 5일장 풍경인데, 막걸리와 국밥을 들고 있는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훈훈한 정과 사람 사는 냄새를 느끼게 한다
‘시대상황의 표현’을 표현한 <아들의 낫을 가는 아버지>(1989), <공수부대 만행>(1990), <쌀>(1993), <그날>(1996), <새 며느리의 밥상>(2013) 등은 광주민중항쟁의 참상과 피폐화 되어가고 있는 농촌과 4대강사업, 세월호 참사를 사실적이면서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농어촌 사람들’을 표현한 작품들은 깊은 고독감과 외로움이 주제다. 특히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과 무표정한 얼굴 표정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움직인다.
문의: 010-4601-9347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