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카메라 ‘3.5평의 기적’ 화제

카메라수리에서 사진전문 갤러리까지

2012. 07.03(화) 11:27

이우영-윤정씨 부부

꿈을 이룬다는 것, 그리고 이룬 꿈을 아름답게 돌려준다는 것, 그보다 아름다운 일이 얼마나 많을까.

금남로 지하상가 3.5평에서 카메라 하나로 꿈을 이뤄 이제 사진인들을 위해 사진전문 전시공간과 쉼터를 만든 사람. 우영카메라 이우영(52) 윤정(44)부부의 아름다운 삶이 사진인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최근 금남지하상가 입구의 ‘우영카메라’의 셔터를 닫고 전일빌딩 옆 전일오락실 자리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을 ‘사진’으로 덧입혔다. 지하 1층은 사진 기자재 매장, `1층은 카메라 전문 샵, 2층을 사진전문갤러리 우영, 3층은 AS센터, 카메라교육센터 등으로 이제 이곳에 가면 사진과 관련된 모든 것은 온스톱이다.


최근 조촐한 오픈식을 가진데 이어 4일~24일까지 2층 우영갤러리에서 첫 사진작가 박일구씨의 초대전을 개최한다. 앞으로 우영갤러리에서는 지역 사진사에 의미 있는 전시들을 기획, 사진인들의 사랑방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운영도 사진인에게 의뢰해 ‘돈이 아닌 품격’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실로 그들은 지난 88년 금남지하상가에 샵을 오픈한 이후 하루도 아플 수 없었다. 돈도 돈이지만 카메라를 들고 수리하기 위해 먼 길을 나온 사람들을 돌려보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금남로 지하상가에서 ‘독한 사람’으로 통한다. 마음이 독한 것이 아니라 독하게, 성실하게 세상을 살아온데 대한 격려의 표현이다.


우영카메라 대표 이우영씨는 공고를 졸업하고 부광카메라(대표 이광범) 수리실에서 안봉영씨로부터 카메라 수리를 배웠다. 군대에 가서 휴가를 나왔을 때도 수리실에서 기술을 배웠을 정도로 카메라의 매력에 빠졌다. 그는 카메라를 보고 있으면 사람의 눈을 보는 것과 똑 같은 상상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말하는 눈’ 그는 금속성의 카메라에서 인간의 호흡, 눈동자의 움직임을 느낀 것이다.


제대하고 88년 금남지하상가 3.5평에 카메라 매장과 수리점을 겸한 우영카메라를오픈했고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아 굴지의 메이커들이 대리점이나 총판을 의뢰해 98년 전일빌딩 뒤편에 수리점을 분리, 운영했다.

이들 부부의 생활철학이 있다면 ‘성실과 친절’이다. 남편은 카메라처럼 정확하게 세상을 살고 아내는 남편의 갖지 않는 따스함으로 사람들과 만났다. 우영카메라는 이제 사진인들 뿐 아니라 카메라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솔루션센터’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성공 뒤에는 아픔도 있는 것. “ 사실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가게에 나오는 바람에 아이들에게 소홀할 수밖에 없었는데 1남1녀 모두가 잘 커줘서 너무 고마워요”


안주인 윤정씨는 이제는 고3 학부모로 돌아가 뒤늦게나마 엄마노릇을 하겠다고 말한다. 작은 눈에는 어느새 촉촉함이 번졌다. 지난 25년간의 회한과 아픔, 그리고 성공 뒤의 기쁨이 뒤엉킨 눈물이었을 것이다.


우영카메라 대표 이우영씨는 여전히 말이 없다. 무뚝뚝한 전라도 사나이의 모습 그대로다.
“사진인들의 사랑을 받아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 작은 힘이나마 그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간단명료한 답변 뿐이다.

우영갤러리 개관기념전에 초대를 받은 사진작가 박일구씨는 “ 두 분은 법이 없이도 살아갈 인생의 ‘범생(모범생)’으로 화려하지 않으나 아름답게 피어난 야생화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영카메라는 캐논, 니콘 총판이자 라이카 대리점 계약을 맺어 국내외 모든 카메라의 판매와 수리를 겸한 ‘종합카메라 센터’의 역할을 하게 된다.


지형원 mtong@mtong.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