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디찬 땅속에서 어찌 지내는지’

문화운동가 민판기씨 시집‘ 꿈길에서 만나리’ 출간

2011. 09.11(일) 21:23

민판기 시집 '꿈길에서 만나리'

'멍하니 천장을 쳐다보다가 당신을 보았습니다/차디찬 땅 속에서 어찌 지내는지/날씨가 더 추워지면 어찌 지낼 지/눈이라도 내리면 어떡하지/나는 추워져도 덮을 이불이라도 있는데'('빈자리4' 일부).

3천만의 대이동, 그리고 가족들이 만나 얘기꽃을 피우는 추석을 앞두고 초로의 시인이 먼저 간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시집을 출간했다. 마을문화가꾸기 운동가이자 한학을 공부한 민판기씨가 최근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못다한 사랑을 노래한 ‘꿈길에서 만나리’와 엣세이집을 펴냈다, 에세이집 '고사성어로 세상보기'는 고사성어를 통해 이 시대의 모순과 부조리를 현대적 시각으로 접근, '성찰'과 '깨우침'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의 시들은 특별한 기교나 꾸밈이 없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썼는데 읽은 이들의 가슴이 절절해 온다. 진실이 담겨 있어서다. 삶의 동반자이자 아이들의 엄마로 존재하던 아내의 대한 그리운 감정들을 솔직담백한 언어로 정리하고 있다.

'그리움의 강'을 비롯하여 '기다림', '당신이라도 불러도', '색소폰 부는 남자' 등 4부로 구성된 이 시집은 온통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남편으로서이 죄의식이 함께 버무러져 있다.

한편, 민씨는 젊은 시절 대중음악에 심취했었으며 훗날 벽초 손평기 선생의 문하에서 사서삼경을 공부했다. 현재 광주시 남구 노대동 공동체를 위한 신문 '함꾸네'를 발행하며 마을사람들을 위한 음악회를 매월 개최하는 등 도심 마을운동에 주력하고 있다.


손옥연 기자 mtong@mtong.kr        손옥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