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라산성(상라산성, 신안)

2011. 09.01(목) 15:41

흑산도 읍동 마을의 상라산 북쪽에는 산성으로 반달과 흡사하여 '반월성'으로 부른다. 산성의 길이는 280m에 이르며, 북쪽 능선은 약 100m 높이의 깎아지른 해안 절벽을 그대로 성벽으로 활용하였다. 상라산성은 흑산도를 오가는 선박을 보호하고 바닷길을 감시하기 위해 축조됐다.

절해고도인 흑산도는 신라가 백제를 통합한 후 중앙정부의 배를 받기 시작하며 이후 서남해안-흑산도-절강성에 이르는 동중국해 사단항로가 개척됐다. 영암 구림의 상대포와 강진 성전면 월남포는 신라와 중국을 왕래하는 국제포구로 각광 받게 되는데 그 바닷길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중간 길목에 상라산성이 있다.

상라산성이 위치한 읍동마을 뒤편의 계곡에서는 옛 흑산현의 치소와 고려시대 중국 사신들이 머물던 관청 터가 확인되었다. 관청 터 맞은편 골짜기에는 무심사지(无心寺址)가 위치하며, 상라산 정상에는 제사 터와 봉화대가 자리한다. 이들 유적은 상라산성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이내에 분포하며, 주로 통일신라 말기부터 고려시대까지 활용되었다.

상라봉의 제사터와 무심사지는 뱃사람들의 안전을 기원하던 장소였고, 관청 터는 중국과 한반도를 왕래하던 사절단이나 선원들이 머물던 곳이었다. 흑산도는 북서풍을 피해 동남풍을 기다렸다가 항해에 나서는 섬이라하여 '대풍도(待風島)'라고 불리기도 했다.

상라산성은 신라 말에 이르러 장보고가 청해진을 중심으로 한중일 삼국을 잇는 해상왕국을 이루면서 중요성을 더해 갔다. 흑산도와 상라산성은 고려시대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흑산도는 양자강 남쪽에 위치한 남송(南宋)과 고려를 연결하는 통로가 됐다. '고려도경'에 보이듯이 양국은 중국 영파→흑산도→낙월도(영광)→위도(부안)→군산도→개경 벽란도를 연결하는 바닷길을 통해 교류했다.

흑산도 사람들은 고려 말에 이르러 큰 수난을 당하게 된다. 흑산도는 공도정책(空島政策)과 해금정책(海禁政策)이 실시되면서 주민들이 나오면서 일정기간 무인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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