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그리울땐 행복했던 사진 보렴”

희귀병 방송작가 변혜정씨 ‘눈물의 편지’ 감동
'소원: 해주고 싶은 것들’ 출간

2011. 07.26(화) 06:47

변혜정씨와 아들 송재원(가운데)·승원 군. [영진미디어 제공]

지난 5월이던가 SBS 스타킹의 ‘나는 엄마다’ 코너에 출연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아이들을 위해 노래를 불러 눈물바다를 만들었던 변혜정씨(40). 중중의 근무력증과 천괸, 양성뇌종양으로 변씨는 당시 “열심히 사는 엄마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남기고 싶은 몸부림이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그가 병마 때문에 아이들을 보살펴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책에 담았다. ‘소원: 해주고 싶은 것들’ (영진미디어) 은 병상에서 쓴 편지 가운데 50여편을 추려 담은 것이다,

“아프고 난 후 해주고 싶은, 다른 이들에게 너무 쉽고 엄마에겐 너무 어려운 일들이 있단다. 음료수 병 뚜껑 열어주기, 손·발톱 깎아주기, 학교 급식 지도해주기… 다 해줄 수 없어 너무나 미안하구나.”

통일부 국장을 지낸 변경섭씨의 딸로 촉망받는 방송작가였던 그녀에게 병마가 닥친 건 2003년이다. 올해로 8년째다. 그녀는 언제 일지 모르는 이별을 준비하면서 엄마 냄새가 묻어나는 글을 쓴 것이다.

마흔두 번째 편지 ‘엄마가 보고 싶을 때’는 이렇게 시작한다. “문득 지독히 엄마가 그리워 눈물 나는 날이 있을 거야. 부탁하건대 그런 날이 오면 울지 말고 엄마와 웃고 찍은 사진들, 너희와 함께 한 행복한 모습의 사진을 한 번씩 봐주었으면 해”라고 당부했다.

또한 부모에 대해서도 “엄마! 아빠! 하고 부르는 것만으로도 서글퍼지고 죄송해진다”며 어릴 적부터 유난히 잔병치레가 많아 마음고생을 하신 부모님께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렇지만 변씨는 “글을 쓸 수 있을 정도의 힘이 손가락에 남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쓰고 있다.



손옥연 기자 soy1164@mtong.kr        손옥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