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유시인 한보리의 ‘노래 전시회’

은박지에 나뭇가지로 그린 악보 등 전시
즉흥음악 퍼포먼스 등 예술실험도 진행

2011. 07.10(일) 00:21

가수 한보리에게는 여러 이름이 있다. 시인, 작곡가에 한 가지 더붙어 음유시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노래를 음유하기 때문이다.

그가 노래도 하고 시도 읊고 은박지나 빈종이에 낙서처럼 그려놓은 악보도 보여준다. 이름하여 노래 전시회다. 12일~20일까지 빛고시민문화관 전시실.

국민화가 이중섭은 담뱃갑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는데 훗날 엄청난 값에 팔리고 있다. 한보리도 담뱃갑 속 은박종이에 나뭇가지로 스케치하고 빈종이 위에 펜으로 오선지와 음표를 그린 악보도 보여준다. 처음 악상이 떠올랐을 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 손악보들이다. 한 곡에 하나 밖에 없는 초고 악보가 미술 작품으로서 벽에 걸린다.

전시회 기간 동안 매일 음악 퍼포먼스도 이어진다. 전시장 안에 네 평 남짓한 창작공간을 재현해 놓고, 곡이 쓰여지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줄 예정이다. 음악수업을 하거나 즉흥 연주회를 할 수도 있고 관람객이 쓴 시에 즉흥곡을 붙여 줄 수도 있다.


16일 오후 4시에는 특별 미니콘서트 ‘달팽이의 노래’를 연다. 한보리, 박양희, 오영묵, 이진진 이외에 시인들을 초청, 시낭송과 시에 노래 붙여 부르기 등 관객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한보리 씨는 광주의 대표적인 포크음악 단체 ‘꼬두메’를 창단한 주역으로서 ‘내 아내는 우동을 좋아해’ ‘소를 찾아서’ ‘한보리의 헐렁한 포엠송’ 등의 음반을 발표했다. ‘시를 노래하는 달팽이들의 포엠콘서트’ ‘시 하나 노래하나’ 등 시인들과 함께 시를 노래로 만드는 일을 오랫동안 펼쳐왔다.

문의: 062-670-7463.



손옥연 기자 soy1164@mtong.kr        손옥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