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천 시화집 ‘십년만의 사랑’

2011. 01.18(화) 07:11

정윤천 시인이 시화집 ‘십만 년의 사랑(문학동네 刊)’을 발간했다. 지난 2007년 펴낸 '구석'(실천문학사)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시집은 자못 무거우면서도 진지한 분위기가 깔렸던 전작들에 비해 시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독자와 소통하고 만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 "고수들은 그렇습니다/ 손바닥으로 쇠막대기를 구부리기도 하고/ 배 위로 트럭을 지나가게도 합니다/ 흉내내지 말라고 하지 않아도/ 차마 엄두가 나지 않아서 고수일 것입니다"(수록작 '고수의 사랑' 중)

‘사랑’을 주제로 천 갈래 만 갈래 달라지지만 결국은 하나의 길을 가는 사랑에 대한 다양한 풍경과 색깔을 그려냈다. 200여편의 시작 중 40편을 선정해 실은 이번 시화집 ‘십만 년의 사랑―마흔한 편의 사랑노래와 한 닢의 편지’는 일상에서 보이는 사랑과 고독 그리움이 짙게 배어있다. 시편 사이사이에 '청색의 거울' '골목길 사랑' '사랑' '겨울 나그네' 등 시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그림을 그리는 한희원 작가의 14작품이 앨범처럼 들어 있다.

너에게로 닿기까지 십만 년이 걸렸다/ 십만 년의 해가 오르고/ 십만 년의 달이 이울고/십만 년의 강물이 흘러갔다 사람의 손과 머리를 빌어서는/ 아무래도 잘 헤아려지지 않을 지독한/ 고독의 시간 십만 년의 노을이 스러져야 했다 _「십만 년의 사랑」 중에서

정윤천 시인은 화순 출신으로 광주대를 나와 90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와 91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그동안 시집 '생각만 들어도 따숩던 마을의 이름' '흰 길이 떠올랐다' '탱자꽃에 비기어 대답하리' 등을 냈다.


김 연 기자 kimyun@mtong.kr        김 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