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방울 명창 미공개 테잎 54년만에 발굴

충주공연실황, 조봉암 선생 송별연 녹취자도 확인

2010. 08.29(일) 00:17

국창(國唱) 임방울(1905~1961) 명창의 미공개 음원(音源)이 54년 만에 복각돼 공개된다. 조선일보는 사) 임방울국악진흥회(이사장 김중채)가 임 명창이 지난 1956년 충주에서 공연했던 실황 녹음을 새로 발굴해서 판소리 '수궁가' '적벽가' 등 기존에 알려졌던 녹음과 함께 '국창 임방울 판소리 대전집'으로 30일 펴낸다고 단독보도했다. CD 6장의 이 전집은 격동의 20세기 초·중반에 민초(民草)들의 설움과 한(恨)을 소리로 달랬던 임방울 명창의 음악 세계 전모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전집 작업을 통해 찾아낸 임방울 명창의 1956년 충주 공연은 '빨치산 토벌대장'으로 유명했던 차일혁 총경(1920~1958)이 충주경찰서장에서 진해경찰서장으로 발령받았을 당시에 이임 축하연 형식으로 열렸다. 이날 공연에서는 임 명창이 단가 '남원산성'과 판소리 '춘향가' 가운데 '후원 치성' '어사 장모' 대목을 불렀다. 당시 공연의 녹음테이프를 보관하고 있던 차 총경 유족이 임방울국악진흥회에 기증한 것이다.

또 유성기 음반(SP)으로만 남아 있어 일반인들이 거의 들을 수 없었던 임방울 명창의 '흥부가'도 CD로 정식 복각됐다. 판소리 '흥부가' 가운데 '놀부 심술' '음식투정' '가난 타령' '비단 타령' '화초장가' 대목으로 1930년대 일본 오케(Okeh) 레코드에서 녹음한 것이다.

또 그동안 공연 일자와 장소가 알려지지 않았던 임방울 명창의 녹음도 그 출처가 확인됐다. 판소리 '춘향가'의 '이화춘풍' 대목은 1957년 5월 죽산 조봉암 선생의 서울 자택에서 박귀희 명창이 북을 치는 가운데 임방울 명창이 불렀던 것이라고 임 명창의 제자인 고수(鼓手) 주봉신(76·전라북도 무형문화재 9호 판소리 고법 보유자)씨가 증언했다. 주씨는 "김연수 대법관, 해공 신익희 선생 부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봉암 선생의 생일 축하연이 열렸고, 임 명창에 대해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방일영(方一榮) 전 조선일보 고문이 이를 녹음으로 남겼다"고 밝혔다.

이번 전집은 임방울 명창의 1956년 판소리 '수궁가' 완창(CD 2장)과 1957년 '적벽가' 완창(CD 2장)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또 일본강점기 100만장의 음반이 팔리며 최고 인기를 누렸던 춘향가 중 '쑥대머리' 등 임 명창의 대표 소리가 모두 수록됐다. 배연형 교수는 "이번 전집 발간을 계기로 임방울 명창의 음악 세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편세라 기자 mtong@mtong.kr        편세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