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루정(碧樓亭, 나주)

2010. 08.17(화) 16:38

나주시 세지면 벽산리 벽류마을에 있는 누정. 1992년 전라남도 유형문화제 제 182호로 지정되었다.

'물빛이 푸르게 보일 정도로 맑은 물이 흐른다'는 벽루정(碧樓亭)은 세종 때 호조참판을 지낸 청계 조주(趙注)의 동정(東亭)이라는 별서터였다. 그의 외손인 김운해(金運海)가 양여 받아 1640년(인조 18년)에 건립했고 1678년(숙종 4년)과 1862년(철종 13년)에 각기 중수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현재는 광산 김씨 문중에서 관리하고 있다.

벽루정은 3층의 석대 위에 세워진 단층 팔작 골기와 건물로 정면3칸 측면3칸에 중재실(中齋室)을 갖췄다.

뒤편에 7천여평의 대밭이 펼쳐져 있고 느티나무, 팽나무 등 즐비한 교목(喬木)들이 수백년의 수령을 자랑하며 정자를 에워싸는 형국이다.

또 오른쪽에 양달산, 앞쪽에는 성덕산이 길게 늘어져 논밭과 맞닿아 있어 운치를 더한다. 시인묵객들이 즐겨 찾던, 가히 정자문화의 대표적인 명소로 꼽힐만한 절경이다.

벽루정 내에는 문정공(文正公)의 아들인 김수항(金壽恒:1629∼1689)의 벽루정 중수기(碧樓亭重修記)를 비롯해 황사(黃史) 민규호(閔奎鎬)와 위당(威堂) 신헌(申櫶)의 현판, 후손들의 시문(詩文) 등이 잘 보존되어 있다.